은행 ‘CEO 양성계획’ 공시 왜 늦어지나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 은행별로 내부규범을 만들어 공시토록 했지만 가장 중요한 '최고 경영자(CEO) 양성프로그램' 등의 내용이 미흡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 5월 17일 은행별로 공시한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선해 연말까지 재공시토록 했다.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제재 조치도 강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지주사의 지배구조 규범이 먼저 정해져야 공시할 수 있다"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 5월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공시했지만 CEO 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을 대부분 누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은행들은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남아있고 이사회 등 내부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유예해줄 것을 요구했고 금감원은 7∼8월 중 추가 내부규범 공시를 올리도록 유예해줬다.
하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하나은행만 지난달 19일 개최된 제8회 이사회에서 확정한 '임원 후보자에 대한 교육'을 추가해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재공시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융지주가 8월 말 열리는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규범을 의결하면 추가 공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은 계열사 대표자회의를 확대 개편한 그룹경영회의에서 CEO를 뽑기로 방향을 정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전히 은행들이 이사회 절차 등을 이유로 재공시하지 않고 있다"며 "하나은행도 임원후보(CEO 포함)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내용으로만 돼 있어 CEO양성 프로그램 내용을 더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감원은 올 연말까지 CEO 양성 프로그램을 자율 공시토록 하되 내용 수준과 공시 여부를 각 은행 종합검사에서 면밀히 따질 방침이다. 내부규범 중 은행장의 임기 등 필수 내용이 없거나 불충분하면 합당한 제재를 가하거나 개선 지도를 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지주사들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금융위원회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법(가칭)'이 아직 국회 입법예고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도 "지주사의 방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은행이 먼저 상세한 내용을 확정해 공시하기 어렵다"며 "연말까지 금융당국이 원하는 수준대로 공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maru13@fnnews.com김현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