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글로벌 경영’ 물건너가나
제약업계의 글로벌화 신드롬에 비상이 걸렸다. 강력한 리베이트 척결 정책 이후 대대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꾀했으나 최근 추가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조사 역풍 등 계속된 악재로 글로벌 경영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약가인하 충격을 피하면서 신규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글로벌 요충지를 전략적으로 개척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글로벌화 신드롬 비상
제약업계는 18일 "아직 끝나지 않은 리베이트 후폭풍과 강력한 약가인하 충격으로 야심차게 추진하던 글로벌 진출 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초기 시장 개척 비용 자체를 확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장기적인 자금난도 예상돼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판가름할 신약개발도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제약업계는 나름대로 고무된 출발을 했다.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범부처 전주기 신약개발 지원사업이 닻을 올리는가 하면 미국 등 선진 제약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책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정부는 연매출 1조원이 넘는 토종 블록버스터급 신약 창출을 목표로 범부처 예산을 투입키로 하고 미국 시장 진출 지원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글로벌화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대형 제약사들이 일제히 해외시장 개척을 표방하고 신약 연구개발(R&D)을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목표는 진전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내수시장을 뛰어넘은 국내 제약업계의 비상을 낙관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정부는 미국 등 선진 제약시장을 목표로 우선적인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약가인하를 비롯한 국내 제약산업의 경영 환경이 이를 감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전략적 목표시장 재정립해야
이에 따라 약가인하 충격을 피할 수 있는 바이오 시장 등을 중심으로 글로별 경영의 불씨를 살려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중국을 제약·바이오 시장의 우선적인 투자처로 지목했다. 최근 바이오의약품본부를 신설한 한국제약협회도 오는 23일 중국 시장 진출 설명회를 열고 투자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김은주 박사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 시장으로 나간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경제 규모와 성장잠재력을 볼 때 중국은 간과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중국 제약·의료시장에 대한 투자를 전략적으로 강화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시장분석기관 IMS의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중국 제약시장은 인구 고령화,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 정부의 적극적인 의료서비스 확대 등에 힘입어 2013년께 세계 3위 규모(80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13억명 인구에게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보험제도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내 제약시장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노피-아벤티스,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내 연구조직과 생산공장을 증설하는 등 막대한 투자에 나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약가인하 등 난관을 맞아 해외 진출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김 박사는 "현재 미국·유럽 위주의 선진국 시장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는 반면 신흥 제약시장에 대한 전략적 고려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향후 10년 내 세계 제약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pado@fnnews.com허현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