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정부대책 약발 안먹힌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한 지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증가세가 꺾이지 않는 등 핵심 대책들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심차게 마련한 고정금리 활성화 대책은 은행권의 무관심과 저금리 기조에 막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후속대책들도 반대 여론에 부딪히는 등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실정이다.
25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지난 6월 29일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활성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2·4분기 가계부채는 사상최대인 18조9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런 추세는 7∼8월에도 이어지고 있고 9월엔 추석이 끼여 있어 3·4분기 가계부채 증가액이 2·4분기 수준에 육박하거나 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달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달에 비해 다소 둔화됐지만 올해 상반기(1~6월) 가계대출 증가율 보다는 높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서도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들이 지난 18일까지 대출해 준 신용대출 금액은 지난달 말보다 7545억원이나 늘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고정금리 활성화 대책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때만 해도 금융당국은 현재 5% 수준인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목표를 오는 2016년 말까지 30%로 높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중은행 중에서 4%대 고정금리를 내놓은 곳은 국민은행 하나뿐이고,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 지난 23일을 기준으로 국민은행의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4.0%로 전월 말보다 0.8%포인트 상승했고, 하나은행은 4.2%로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은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0.4%로 미미한 수준이고 농협은 대책 시행 후 한 달 사이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오히려 줄었다.
또 금융당국은 종합대책 발표 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했으나 은행들은 아직 시행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고정금리 전환 비율이 낮은 데다 가계부채가 계속 늘자 모든 대출에 대해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하라고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은행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도상환수수료 문제는 은행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면서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애든지 낮추든지 가능한 한 조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달 안에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지만 은행권의 반발이 커지면서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3·4분기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경상 국내총생산(GDP) 초과분에 대해 최고 50%까지 준비금을 적립하고 예대율을 현행 100%에서 90%로 낮추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제2금융권에 대해서도 대출 총량규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금융권의 반발이 커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hjkim@fnnews.com김홍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