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100세 시대 대비는 ‘실버 푸어’ 해결부터

파이낸셜뉴스

2009년 출생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0세로 세계보건기구(WHO) 193개 회원국 가운데 20위다. 40세 남성의 기대 수명은 절반 정도가 94세다. 여성의 절반은 96세까지 산다. 이대로라면 100세 장수도 머지않다. 세계적 장수국가로 꼽힐 만한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는 눈앞에 닥친 장수 시대에 준비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통계청이 제15회 노인의 날을 맞아 내놓은 자료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65세 이상 고령자 열명 중 세명꼴로(29.4%) 경제활동을 할 정도로 생활전선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두번째다. 장수 국가인 일본(21.8%)은 물론 미국( 17.4%)·영국(8.6%)보다 높다. 그나마 대부분 자영업자고 취업했다 해도 비정규직 일색이다. 열명 중 여섯명 꼴로 향후 취업을 원하는데 그 이유가 '생활비'라고 한다. 노후준비가 제대로 돼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실제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5%로 OECD 평균치(13.3%)를 훨씬 웃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향후 '실버 푸어' 집단의 증가도 예상된다. 은퇴가 본격화된 700만 베이비부머(1955∼63년생)중 상당수가 그 대상이 될 것이다. 베이비부머는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을 책임진 세대다. 그러다보니 노후준비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고령화도 각오해야 한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 인구의 11.0%다. 2018년에는 노인 비율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15년 뒤인 2026년에는 20.8%로 초고령사회를 맞게 된다. 불과 8년 만의 초고령사회 진입이 사회 전반에 미칠 충격파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대비할 시간도 짧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100세 시대에 대비해 국가 정책의 틀을 질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옳은 말이지만 이미 늦은 감도 없지 않다. 100세 시대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려면 종합적·체계적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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