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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경제정책]정부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 발표..왜 ‘금요일’을 택했을까?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7일 '2014 경제정책'을 내놓으면서 원초적인 의문이 하나 제기됐다. 발표 시점이다. 내년도 국가 경제의 방향을 국민에게 알리는 가장 중요한 발표를 왜 하필 '금요일'로 잡았냐는 것이다.

통상 국내 주요 신문들은 토요일자 신문을 발행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PDF 혹은 인터넷 판으로만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일요일자는 쉰다. 방송은 뉴스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국민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다른 요일에 비해 적다는 것을 감안한 언론사의 조치다.

토요일자 신문을 만드는 곳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주5일 근무제 정착, 여가 문화 확산 등으로 국민 상당수는 토요일에 일을 하지 않고 휴일을 즐기고 있다. 반면 신문, 방송 등 정보를 접하는 주요 장소는 일터다. 즉 금요일은 월~목요일에 비해 정보의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금요일날 발표를 하게 되면 정보의 연속성 역시 끊어진다. 보통 중요한 보도는 하루 이틀 분량으로 끝나지 않는다.

정부의 정책 발표가 있으면 곧이어 전문가의 의견, 정책의 문제점, 향후 전망, 다른 나라의 사례 등이 뒤따라 보도되기 마련이다.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정책을 수정·보완하거나 추가 정책을 발표한다. 올해 8월 세법개정안이 대표적인 예다. 정부는 당초 개정안이 사실상 '중산층 증세'라는 지적이 일자, 하루 만에 수정안을 내놨었다.

이 때문에 정부와 기업 등은 홍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월요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월요일은 이런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주의 시작은 일요일이라도 업무의 시작은 월요일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 발표일을 금요일로 택한 것은 어떤 이유일까. 정부는 일단 "대통령이 바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내년도 경제정책은 대통령 주재의 회의를 먼저 연 뒤에 발표하는 게 그 동안 관례였다. 발표 전에 마지막으로 대통령의 허가를 받는 모양새를 취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엔 박근혜 당시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기여서 각 부처 업무보고로 대신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때는 관행대로 했다.

기획재정부 입장에선 굳이 금요일을 '디-데이'(D-day)로 잡을 필요가 없었는데 대통령이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기로 했기때문에 금요일에 발표시점을 잡았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도 금요일로 잡은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면서 "워낙 일정이 많아 27일 밖에 시간이 안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장이 아니라 기재부 대회의실에서 내년도 경제정책을 논의하는 것이 기재부가 생긴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과천 시절엔 7층 기재부 대회의실이 아니라 8층 국무 회의실에서 했다. 기재부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부분이다.

반면 정부가 고심을 거듭해 내년도 경제정책을 꺼냈다고 하지만 사실상 새로운 것이 없는 '재탕, 삼탕' 수준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쉽게 말해 '금요일에 발표하면 정보 전달력도 떨어지고 주말동안 국민 뇌리에서도 잊혀지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셈법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없기 때문에 주목도를 떨어 뜨리려는 의도라는 뜻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내년도 경제정책 발표 직후 "창조경제 활성화, 일자리창출 등 주요 내용에서 새로울 것이 없다"고 한 목소리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의 금요일에 대한 애착은 생소하지 않다. 금요일을 주로 이용하는 부처 중 하나가 검찰이다. 검찰은 국정원 대선 여론조작.정치개입 사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 사건 등 논란이 되고 있는 굵직한 사건을 금요일 발표하고 있다. 기재부 또한 지난 13일 금요일에 서비스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이 대책은 곧 의료민영화 논쟁의 불씨가 됐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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