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공공기관 개혁, 이것이 성공조건] (5) 알짜자산 팔아서 빚 갚으라지만.. 매수자 구하기도 어려워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공공기관 개혁, 이것이 성공조건] (5) 알짜자산 팔아서 빚 갚으라지만.. 매수자 구하기도 어려워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1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방만경영 집중 관리 등을 통해 부채 비율을 2017년까지 200%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게 목표다. 성과가 없을 경우 낙하산 공공기관장이라도 임기 중에 해임하겠다는 엄포도 놨다. 29일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단을 공공정책국 산하에 임시조직으로 설치·운영해 부채관리와 방만경영 해소를 위한 38개 중점관리기관에 대한 지원과 중간평가를 추진한다.

향후 부채 상위 공공기관은 내년 1월 말까지 자구노력을 포함해 강도 높은 부채감축계획을 주무부처와 협의해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의 부채를 줄이는 데 한계와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며 회의적인 전망이다.

■자산매각 통한 부채감축 한계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4일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에서 알짜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부채 비율을 감축하라고 독려했다.

현 부총리는 "민간에서는 위기가 닥치면 알짜 자산부터 팔아 치운다"며 "공공기관 기관장들이 자산매각 손실이나 파업 등 정상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사항에 대해서는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부채감축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선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수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지방이전 공기업들의 부지 매각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공공기관들이 추가로 우량자산을 매각하고 싶어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과도한 부채로 비난받는 주요 공기업들이 올해 들어서도 부채 규모가 늘어난 것은 사업구조나 경영여건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채 발생 원인이 주로 기관의 재무역량을 초과한 국책사업 수행이나 정부의 가격통제 등에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경영효율화 조치를 하더라도 효과 발생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부채 절대 규모와 부채비율 모두 증가 추세가 올해 들어서도 꺾이지 않은 원인으로 우선 사업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들 수 있다. 부채를 많이 유발하는 사업일수록 핵심 국책사업인 경우가 많아 구조조정 대상을 가려내는 작업조차 만만치 않다.

투자회수 기간이 긴 사업이 많다는 점도 부채 증가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해외자원 관련 사업의 경우 수익이 나는 사업은 한정된 반면 재투자비는 지속해서 들어가고 있다.

석유공사는 현재 24개국에서 총 59개 유전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중 23개 광구가 탐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아직 경제성 여부조차 알 수 없지만 사업비를 계속 투입해야 하는 구조다. 석유공사는 상반기에만 부채 규모가 1조3800억원 증가했다. 광물자원공사가 해외에 벌여놓은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접을 사업.매각 자산부터 정해야

정부는 기관별 부채감축계획을 점검한 뒤 재정투입이나 제도개선 여부는 물론 요금조정 가능성까지 포함해 정책 패키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4일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에서 공공기관들은 자구책을 내놓았다. 한전은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을 2015년 이후 최단 기간에 150%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부채 규모만 138조원에 달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재무구조개선과 내부 경영혁신 등 100대 과제를 통해 2017년 부채 비율 예상치(520%)를 100%포인트 이상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역할이 주목된다. 산하에 재무위험과 방만경영 모니터링을 위한 '공공기관 정상화협의회'를 구성하고 협의회는 필요시 기관장 해임 등을 공운위에 건의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이 주어졌다.

향후 공공기관 자산매각 계획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산하에 설치된 공공기관 정상화협의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급한 부채 감축이 국민의 혈세 낭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라면 2017년까지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 비율을 현재 220%에서 200%로 낮춘다는 정책목표에 맞춰 실적주의에 매몰될 가능성이 크다"며 "자산매각은 서두르되 터무니없는 손실은 나지 않도록 심의 및 결정 절차를 신중하게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