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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대법판결 전 통상임금 소급적용 불가”.. 노동계 반발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고용부 “대법판결 전 통상임금 소급적용 불가”.. 노동계 반발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18일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이 있기 전에 노사가 맺었던 임금협상은 효력이 유지돼 '확대된 통상임금 범위'를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지침을 내렸다. 또 정부는 특정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은 임금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이에 통상임금 소급적용을 주장했던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통상임금 소급적용 불가

고용노동부는 23일 방하남 장관 주재로 '전국 근로개선 지도과장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상임금 노사 지도지침'을 확정해 각 지방노동청에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전국 47개의 일선 지방고용관서 근로감독관에게 전달되는 노사지도 가이드 라인이다. 각 지방관서는 이 지침을 바탕으로 각 산업현장의 통상임금 관련 노사 갈등을 조정하게 된다.

지난해 말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사실상 효력을 잃은 고용부 예규(통상임금 산정지침)를 26년 만에 수정한 것이다.

지침에 따르면 이전의 노사 간 임협 합의 내용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이 적용된다. 앞서 대법원은 통상임금 소급청구 허용 불가의 근거로 신의칙을 들었다. '신의칙'은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이나 방법으로 권리 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임협이 타결되기 전까지 기존 통상임금이 적용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업이 판결 이후 새로운 임금체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판결 취지는 새로 임금조정을 하기 전까지 신의칙이 유지된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사용자에게 유리한 지침"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임단협이 체결된 노동조합이 있는 곳의 임금청구권은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임단협이 아예 없는 90%에 달하는 미조직 노동자들의 청구권은 실제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교묘하게 악용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정기상여금 등을 특정 시점에 재직하는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경우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적시한 내용은 모든 상여금, 수당 등에 재직자 기준을 추가하려는 사측의 편법을 조장할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급 성격에 따라 통상임금 규정

이와 함께 고용부는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은 모두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통상임금의 중요한 판단기준은 임금의 명칭보다 성격이다. 일례로 업무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성과급은 일반적으로 통상임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소액을 보장하는 경우라면 그 금액만큼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가령 실적 최하등급을 받은 근로자에게도 100만원의 기본성과급을 주면 이는 통상임금이라는 것이다. 또 전년도 업무실적에 따라 당해연도에 지급되는 성과급도 이미 사전에 정해진 '고정적' 임금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통상임금이다. 명절상여금, 휴가비 등 복리후생수당도 특정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가 아니어도 근무기간을 반영해 지급된다면 이 또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다만 특정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주는 복리후생수당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 가족수당도 그 지급 성격에 따라 통상임금 여부가 갈린다.

부양가족이 실제 있는 근로자에게만 지급되거나 가족 수에 따라 차등해 준다면 통상임금이 아니지만, 모든 근로자에게 기본금액을 가족수당 명목으로 지급하다면 이는 통상임금으로 잡히게 된다. 고용부는 지도지침을 현장에 적용하면서 복잡한 임금구성을 단순화하고 직무,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할 방침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우리 산업과 개별 기업에 잘 맞는 임금체계로 개편해 노사 상생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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