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3대 비급여에 ‘메스’, 재원이 관건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3대 비급여 개선책이 나왔다. 11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다. 비급여는 병원비 중 본인이 전액 부담하는 항목이다. 선택진료비(특진), 상급병실료, 간병비가 대표적이다. 병원비 통지서를 받아든 환자들이 깜짝 놀라는 것도 비급여가 주원인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흔히 있다. 정부가 이상비대증을 보여온 3대 비급여에 '메스'를 댄 것은 잘한 일이다.
대책은 본인 부담금을 건강보험이 흡수하는 게 골자다. 특진의사 비중은 80%에서 30%로 낮아진다. 장기적으로 선택진료는 2017년 건강보험으로 흡수된다. 병실료 부담도 한결 덜어진다. 올 하반기부터는 4~5인실도 건보가 적용된다. 대학병원은 4~6인실 병실의 비중을 현재 50%에서 70%로 높여야 한다. 간병비도 건보로 흡수된다. 개별 간병인 제도는 병원이 제공하는 포괄간호서비스로 바뀐다. 공공병원부터 시작해 2018년엔 전면 실시된다. 개인은 포괄간호서비스 비용의 절반만 부담하면 된다.
3대 비급여 대책은 박근혜표 의료복지의 제2탄에 해당한다. 작년 6월 복지부는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때 3대 비급여 개선안이 빠지면서 공약 축소 논란이 일었다. 박 대통령은 대선에서 4대 중증질환에 대해 비급여까지 포함해 100%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정부는 비급여 대책을 따로 마련하겠다고 말했고 이번에 구체안이 나온 것이다.
자구대로 해석하면 공약 불이행이 맞다. 4대 중증질환 공약은 축소됐고 3대 비급여 대책도 성에 차지 않는다. 건보공단이 화끈하게 간병비 전액을 부담하면 박수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00% 공약 이행은 불가능하다. 비급여 대책에 들어가는 돈이 향후 4년간 4조6000억원이다. 이 돈은 일회성 지출이 아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지출할 돈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3대 비급여 대책을 실행할 경우 "2015~2017년 해마다 약 1% 수준의 건강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큰돈을 투입해도 건보 보장률은 2017년에 기껏 1~2% 높아질 뿐이다. 우리나라 건보의 보장률은 62.5%(2012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70~80%)에 크게 못 미친다. 병원비가 1000만원 나오면 380만원은 환자 부담이라는 뜻이다. 간병비는 별도다. 보장률은 2006년 64.5%에서 되레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를 OECD 평균 수준으로 높이려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정부도 정치권도 눈치만 보고 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의료복지만 외치는 건 공허하다. 사실 비급여는 낮은 의료수가를 보전하는 측면이 있다. 일종의 풍선효과다. 정부가 병원의 '일탈'을 애써 못 본 척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의료복지엔 큰돈이 든다. 차제에 보험료를 둘러싼 합리적인 토론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