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권, 대규모 정보유출·수천억대 대출 사기 등 악재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 카드사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에 이어 최근 수천억원대의 대출사기로 금융당국의 주요 정책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관계형 금융, 금융권 빅데이터 사업 등 주요 금융정책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T ENS 하청업체 주도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 사기사건으로 금융당국이 역점을 두고 있는 '관계형 금융' 활성화가 역풍을 맞을 전망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금융사가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줄 때 담보, 신용등급 등 정량적인 부분 외에 신뢰도, 최고경영자(CEO) 평판 등 정성적인 부분까지 감안해 대출해 주는 관계형 금융을 유도해 왔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판단해 발전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장기적인 거래와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금융회사가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관계형 금융의 확산을 유도하겠다"며 "이를 위해 제도상 제약요인들을 발굴해 적극 개선하고, 금융회사들이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위한 인적.물적 기반을 확충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대출사기로 은행들의 대출 심사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칫 중소기업 대출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관계형 금융을 통한 대출 부실을 우려한 은행들이 부담을 느껴 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 대출사기로 외담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각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축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계량적으로만 평가하면 욕먹을 필요가 없는데 무리를 해서 대출을 실행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로 정보공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며 서민금융총괄기구 출범, 금융권 경쟁력 강화 방안 등 주요 현안도 차질이 우려된다. 금융권의 역점사업인 빅데이터 활성화가 물 건너갈 처지에 놓였다.

서민금융총괄기구는 국민행복기금과 신용회복위원회, 미소금융중앙재단 등 서민지원기구들을 일원화해 서민들에게 맞춤형 지원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다. 때문에 기구 통합 시 맞춤형 지원을 위해서는 개별 기관들이 보유한 서민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공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정보공유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대된 상황에서 국민의 이해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의 주요 추진 사업들도 시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금융당국은 당시 금융회사와 신용정보사에 축적된 신용정보를 집중, 융합해 새로운 정보를 발굴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국면전환이 쉽지 않고, 사업추진도 어려운 상황이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