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실효성에 의문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후속조치로 26일 내놓은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은 전세에 쏠린 수요를 디딤돌대출, 부동산투자신탁회사(리츠) 등을 통해 자가나 월세로 분산시키고 전·월세정보 투명화로 임차인의 세부담을 낮추는 게 골자다. 특히 임대시장은 그동안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자체가 주도해왔던 공공임대주택 사업주체를 민간으로 다각화해 공급을 대거 늘리는 한편 임대사업자를 양성화해 제도권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전·월세시장 안정과 세원확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복안이다. 다만 법개정 등 추진내용이 가시화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장 봄이사철 전세난을 잡기에는 역부족이고 집주인의 임대소득 과세강화로 전.월세계약 음성화 등 부작용을 막을 만한 방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가 밑그림을 그리는 임대시장 시스템이 가동되기 전에 임대인의 과세를 강화하면 오히려 전·월세시장의 음성화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임대시장 안정을 기반으로 적정선의 임대수익률을 확보해야 하는 리츠의 활성화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임대주택 리츠 활성화, 미지수
임대주택공급 확대의 핵심축은 민간에서 리츠 등 기업형 임대사업자를 육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임대수익률은 세금 등을 빼면 은행이자율 수준이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서울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은 지난달 말 기준 3.51%이며 각종 세금을 제외하면 3% 내외로 투자매력이 크지 않다. 임대수익률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임대사업 양성화가 임대시장 안정과 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방안에 따르면 세입자가 집주인의 동의와 확정일자 없이도 공제신청이 가능하고 3년 이내 경정청구를 통해서도 공제가 가능해 세원노출을 꺼리는 집주인들의 임대사업 음성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정부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다"며 "임대시장을 활성화하겠다면서 동시에 임대인의 과세를 강화하면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임대시장의 육성과 투명화가 우선순위 없이 혼재돼 집주인들의 세금에 대한 공포를 자극하면 임대시장 양성화는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리츠가 전·월세시장 안정의 마중물 역할을 하려면 임대수익률 확보가 과세투명성에 앞서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리츠를 통한 임대주택공급확대는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츠가 운용하는 임대주택의 입지여건이 변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김태섭 정책연구실장은 "공공임대 리츠는 양호한 공공택지를 공급받아 사업을 해야 한다"며 "입지경쟁력이 떨어져 시장에서 외면받을 경우 리츠의 임대주택공급은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임대소득 과세, 모호
소규모 임대소득 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방안에는 집주인(2주택 이하)의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을 밑도는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의무를 폐지하고, 종합소득과세가 아닌 단일세율로 과세키로 해 세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상이면 기존대로 종합소득 과세 대상이다. 하지만, 단독주택과 다가구 등은 방별로 세를 놓는 경우가 많아 보증금을 올리고 월세를 낮추는 등 임대소득을 2000만원 이하로 짜맞추기가 유리해 종합소득과세 대상에서 빠져나가기가 아파트보다 수월하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연간임대소득 2000만원대의 종합소득세대상자들이 보증금과 월세를 조정해 대거 단일세율 과세 대상자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