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집없는 서민 눈물 닦아주는 게 먼저다

파이낸셜뉴스

국토교통부가 26일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월세 혜택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주택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놨다. 결론부터 말하면 서민 주거안정에 대한 해결 의지를 강하게 담은데다 정책 방향을 현실적으로 잡았다는 점에서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방안의 핵심은 리츠(부동산 투자회사) 등 민간자본을 활용한 임대주택의 공급 확대가 첫 번째다. 지금까지 임대주택 공급이나 주택자금 융자 등의 역할을 맡았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방공사 같은 공공부문이 막대한 빚으로 한계에 직면한 것을 민자 유치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공공부문을 대신해 민간 공급 루트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국토부는 이렇게 공급되는 주택의 임대료는 공공임대주택 수준으로 책정하고 관리는 LH가 맡도록 할 방침이다. 또 LH가 직접 임대주택을 짓는 종전 방식과 리츠출자를 통한 간접건설 방식을 합쳐 2017년까지 최대 8만 가구의 10년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월세 혜택 확대 역시 효과가 주목된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주택 임대시장의 물줄기는 전세에서 월세 쪽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월세 세입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전세 지원은 줄이기로 한 것은 합리적 선택이다. 월세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 대목도 돋보인다. 월세 임대료를 과세표준이 되는 소득에서 빼주는 대신 아예 세금을 줄여주면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절세 효과는 더 크다. 세액공제의 대상을 연소득 5000만원 근로자에서 7000만원 근로자로 늘리고 한도도 최대 750만원까지 확대한 것 또한 평가할 만하다. 근로자·서민 전세자금 대출의 지원 대상을 4월부터 보증금 3억원 이하로 제한키로 한 것은 한정된 예산을 월세 임대주택 지원에 쏟는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모든 정책은 번드르르한 겉 포장과 말의 성찬보다 실행 의지가 중요하다. 재탕 삼탕의 알맹이 없는 정책을 내놓는다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반대로 예산부족이나 관계부처와의 협의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실행을 뒤로 미루면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다. 세수 부족 등의 어려움이 있어도 주거 문제만은 우선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방안이 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끝까지 챙겨야 한다. 임대소득 노출에 따른 세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주택 소유주들로부터 세입자들이 당할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 장치 도입도 필수적이다.

국민의 행복한 삶은 주거 안정에서 시작된다. 깡통주택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세입자가 수십만명에 이르고, 외곽으로 몰려나는 전세난민이 홍수를 이루는 현실은 행복국가의 모습이 아니다. 렌트푸어, 하우스푸어 등의 말이 유행어가 된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안심하고 일에 매달릴 수 없다. 정부는 집 없는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 위해 더 크게 눈을 뜨고 실수요자 시각에서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