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최경환 한 달, 이제부터 본게임

파이낸셜뉴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늘(16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지난 한 달은 대체로 성공적이다. 초반 밀어붙이기 전략은 적중했다. 시장은 "이번엔 뭔가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동산·증시는 아연 활기를 띠었다. 약간의 마찰은 있었지만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도 기준금리 인하로 최 부총리의 짐을 덜어줬다.

최 부총리는 이제 겨우 워밍업을 마쳤을 뿐이다. 본게임은 이제부터다. '초이노믹스'의 성패를 가를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국회다. 장관들에겐 맨투맨으로 의원들을 설득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최 부총리가 선두에 섰다. 청와대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관련 법안들이 이른 시일 내 국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세월호 특별법이 최대 걸림돌이다. 또 가을 정기국회가 열리면 국정감사도 해야 하고 예산도 심의해야 한다. 야당이 댈 핑계는 얼마든지 있다. 국회선진화법의 60% 룰이 살아 있는 한 날치기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정책은 타이밍이다. 한꺼번에 확 풀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심리가 부쩍 살아난다. 발을 동동 구르면서 야당을 재촉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다. 야당과 딜(거래)이 불가피하다면 딜을 하는 것도 괜찮다. 더 큰 이익을 위해 작은 이익은 버릴 수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거물이다. 그의 정치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보건·의료, 교육 등 서비스산업 혁신은 십수년째 쳇바퀴를 돌고 있다. 그만큼 기득권층의 저항이 견고하다는 뜻이다. 최 부총리는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이유로 더는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사실 서비스 개혁은 최 부총리가 직(職)을 걸고 추진해도 어렵다. 어쩌면 정권의 명운을 건 전투다. 당장 제주·경제자유구역에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을 허용한다니 의료계가 들고 일어났다. '앞으로 돈 없으면 병원에도 못 간다'는 감정 섞인 주장 앞에 역대 경제수장들은 다 무릎을 꿇었다.

한국 경제는 만성질환자다.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시나브로 활력을 잃고 있다. 삼성·현대차 빼면 똑 부러진 제조업도 없다. 내수·서비스산업은 후진성을 면치 못했다. 금융은 관치의 그늘에서 골목대장 노릇에 만족하고 있다. 외국 컨설팅 업체는 이런 한국 경제를 두고 '뜨거운 물 속의 개구리'라고 불렀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 사령탑에겐 여우의 지혜와 사자의 용기라는 두 가지 덕목이 동시에 요구된다. 최 부총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