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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법 ‘유통기한’을 늘리자

파이낸셜뉴스
[기자수첩] 세법 ‘유통기한’을 늘리자

한국 세법의 유통기한은 얼마나 될까.

매년 새로운 세법 개정안이 나온다는 점에서 1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상을 보면 고작 5~6개월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1~2월에 전년도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7~8월이면 새로운 세법 개정안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한국 세법 개정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엄청난 양에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07~2011년간 평균 16개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했고 항목 수는 연평균 444개에 달한다. 세법개정 항목 수는 2007년 440개, 2008년 492개, 2009년 490개, 2010년 375개, 2011년 425개였다. 이처럼 많은 항목과 잦은 세법 개정의 이유에 대해 정부는 한결같이 경제 살리기라고 설명한다.

올해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4년 세법개정안'은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 공평과세, 세제합리화라는 4대 기본방향을 설정해 추진한다"며 "경제활성화를 위해 조세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세법 개정에 대한 설명과 달리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기업들은 세법 개정이 부담스럽다는 불만을 드러낸다.

한 중소기업 회계 담당 관계자는 "대기업이야 매년 세법이 개정되고 바뀌는 부분이 많다고 하더라도 인력과 자본이 풍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럴 여력이 없다"며 "이렇게 자주, 많이 세법이 바뀌게 되면 회계처리, 세무신고 등 일반적인 업무에서조차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장애물로 바뀌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바뀌는 양이 많고 자주 바뀌어도 일정한 방향성이라도 있으면 적응은 할 수 있겠지만 정권에 따라 세법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져 예측하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기업에 도움이 되라고 많은 양의 세법을 자주 바꾸고 있지만 경제주체들에는 불확실성만을 키우는 역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세제 개편에 대해 중장기적인 시각을 가질 때가 됐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단순하게 정부가 매년 하반기에 세수 확보 및 당면한 현안과제 측면만을 고려한 방대한 양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할 것이 아니고 2~3년이라는 중장기적인 시간을 가지고 학계와 국민 의견을 반영해 세 부담의 공평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가질 수 있는 세제 개편이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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