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금리인하로 원화강세 방어하나
한국은행의 정책공조가 이어질까. 당장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낮다.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정책효과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주열 총재도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 변화, 가계부채 영향 등을 고려해 대응해 나가겠다"며 추가 금리인하 여부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강한 달러 시대가 시작됐지만 원화가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자칫 통화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소비와 투자심리가 기대만큼 되살아나는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4·4분기 중 추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적정금리는 1%대?
기준금리 수준(2.25%)은 적정한 것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이 테일러 준칙(1993년 제시 기준)에 따라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는 올 2·4분기 기준 1.76%로 추산됐다. 테일러 준칙이란 존 테일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제시한 통화정책 운용 원칙으로, 실물 경기상황과 물가상승 압력을 고려해 경제상황에 맞는 적정한 금리 수준을 산출한다.
보고서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적정금리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2000년대 중반 주택가격 급등과 가계부채 누증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부터 적정 수준보다 높게 유지됐다고 분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높은 물가상승 압력으로 적정금리가 크게 오르기도 했으나, 최근 저물가와 국내총생산(GDP) 갭(실질 GDP 성장률에서 잠재 GDP 성장률을 뺀 값)이 커지면서 다시 적정금리 수준이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효과는 얼마나 될까. 한은은 과거 모형분석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때 성장률이 0.05∼0.10%포인트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8월 기준금리 인하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추가금리 인하 시 2015년 주요 제조업부문의 생산증대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경제전망에 대한 시각(2015년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 4.0%, HMC투자증권 전망치 3.9%)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강세 압력, 금리 내려 대응?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포스트 양적완화(QE)'에 맞춰져 있다. 강한 달러 아래에서도 원화가 유독 강세여서다.
전문가들은 자칫 한국이 통화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현재 상황이 외환위기의 시발점인 1994년 글로벌 경제상황과 많이 닮아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당시 불황에서 허우적대던 미국 경기가 활기를 되찾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급선회한다. 그러자 미국시장을 떠나 중남미에 둥지를 틀었던 외화자금이 이탈했고, 심각한 금융위기가 터졌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 연구위원은 '신(新)글로벌 통화전쟁의 영향과 정책대응' 논문을 통해 "1980년대 통화전쟁의 표적이 당시 최대 경상흑자국 일본이었다면 이번에는 한국·중국 등이 될 것"이라며 "올해 미국의 원·달러 환율 절상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000원으로 하락한다면 경제성장률은 3.3%,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3%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442억 달러)를 낸 무역수지도 연평균 환율이 1000원으로 떨어질 경우 28억달러 적자로 뒤바뀔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곧 글로벌 유동성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응카드로 추가 금리인하를 얘기한다.
오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수준이 될 정도로 적정한 환율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 등 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