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력난 여전한 중소기업
"중소기업 부품업체 요즘 힘들 텐데. 값싼 중국 부품에 치이고, 첨단 기술의 일본 부품에 밀리고…. 근데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일 거야. 일 좀 한다고 하면 다 대기업 아니면 중견기업으로 빠져나가니까…."
중소기업 부품업체로 취재를 가게 됐다고 하니 한 대기업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지인의 첫마디였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제조업체의 경우 현장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 보니 숙련된 기술을 가진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곳도 있다.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높은 임금이나 복리후생을 제공해도 중소기업이란 이유로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곳도 있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일자리 눈높이다. 중소기업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 인식을 갖다보니 구직자는 물론 구직자 부모도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인력난'이라는 꼬리표를 쉽사리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중소기업과 구직자의 눈높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최근 중소기업 핵심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성과보상 제도인 '내일채움공제'를 출범했다. 중소기업과 핵심인력이 공동으로 기금을 5년간 적립한 뒤 핵심인력에 공동적립금을 성과보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짧은 기간 몇몇 중소기업 관계자를 만나 '힘든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인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제조업체의 경우 숙련된 엔지니어가 중요한데 일을 할 만한 사람은 기회가 있으면 대기업으로 옮기고, 아예 구직조차 안하니 중소기업은 성장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필요한 경력직 인재 확보 자체가 어려워 새로운 인력을 선발해 기존 인력들의 역할을 이어가야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아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힘든 일을 하려고 하나"는 한숨 섞인 대답이 안쓰러웠지만, 한편으론 중소기업에 취직해 당장 받는 돈은 적지만 10~20년 후 대기업 못지않은 처우를 기대할 수 있는 여지조차 부족한 점도 안타까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휴대폰·반도체 등을 제외한 연구인력 확보가 어려워 연구개발(R&D)센터마저 인재를 찾아 중국 등 해외 설립이 일반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내가 만든 부품이 탑재된 차량이 해외에서 달리는 것을 보니 뿌듯했다. 힘들었지만 지금까지 엔지니어 자부심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활짝 웃는 한 중소기업 대표의 미소가 다음 세대로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