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칼럼] 건설 재해와 외국인 근로자

이두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데스크칼럼] 건설 재해와 외국인 근로자

"미숙련 상태에서는 사고가 이어지고, 일을 익혀 쓸 만하면 출국해야 하고, 내국인은 오려 하지 않으니 참 답답합니다."

최경환 경제팀의 잇단 주택경기 활성화 정책으로 장기간 침체의 수렁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건설업계에 이번에는 재해 줄이기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업 전반의 재해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건설재해는 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정부가 50대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모아놓고 으름장을 놓는 상황에 이르렀다. 고질적 건설재해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재해자(사고·질병 포함)는 9만1824명으로, 전년 대비 432명 줄었다. 155명 증가한 질병재해자 외 사고재해자는 무려 587명 감소했다. 반면 건설업종은 251명, 사고재해자만 213명이 증가했다. 더구나 업무상 사고 사망자가 516명으로, 전체의 47.3%를 차지하며 다른 업종을 압도했다. 전년 대비로도 11.9%나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원청의 모든 사내 하청업체 사업에 대한 공동 안전보건조치 의무 부과, 의무 불이행 시 하청과 동일한 수준으로 벌칙 상향조정 등 원청의 책임 강화방안을 내놨다. 건설업체 CEO들도 안전분야 투자의 지속적 확대 및 안전 최우선 경영 등에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심각한 건설현장 재해 줄이기의 하나로 외국인 고용허가제의 일부 개선을 제시한다. 이 제도는 국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사업장에 15개국 출신 외국인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것이다. 적용분야는 제조업, 건설업, 어업, 농축산업 등이다. 고용기간은 입국일로부터 3년, 계약 연장을 희망하는 경우 추가로 1년10개월간 근무가 가능하다. 이들은 대개 국내 근로자가 기피하는 이른바 3D사업장에서 온갖 궂은 일을 맡아 한다. 건설현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문제는 언어, 문화, 조직특성 등이 판이한 한국 적응기간을 고려하면 이들이 실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고 노동생산성 역시 낮다는 점이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 결과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한 건설사업주(20곳)들은 이들의 노동생산성을 내국인근로자의 78.8%가량으로 인식해 제조업체의 87.6%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조사(88.3%) 대비로도 급락한 결과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건설업종을 포함한 외국인근로자의 산재다. 지난해 산재를 당한 외국인근로자는 5586명, 전체의 6%에 이른다. 외국인근로자가 우리나라 임금근로자 1839만여명의 3.6%에 불과한 66만여명임을 감안하면 이들의 산재위험 노출도를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숙련 외국인근로자 도입 논의와는 별개로 국내 현장에서도 이들의 숙련도 향상을 통해 산재를 줄일 수 있도록 현행 고용기간 연장을 제기하는 것이다. 안전교육 강화, 시설 등 보완책 마련과 함께 고용시장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분석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현재와 같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이 계속되면 2030년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이다. 성장잠재력 유지를 위해서는 외국인근로자 유입 및 국내 정착이 불가피한 만큼 그런 관점에서도 귀를 기울여봄 직한 제언이다.

doo@fnnews.com 이두영 건설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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