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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금리인하 무색게하는 금융사의 '꼼수'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이번 주부터 은행 등 금융회사들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조정할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렸으니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그 언저리에서 내리면 시비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금리인하기에 금융사들이 늘 '못된 행태'를 보여온 것이 문제다. 예금금리는 왕창 내리고 대출금리는 찔끔 내리거나 오히려 올리는 관행이 일상화됐다. 예대마진을 키우는 금융사들의 '마술'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번에도 그런 관행이 반복될까 우려된다.

금융사들은 예금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낮추고 대출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는 높이는 방법을 쓰고 있다. 금융사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했다"는데 체감되지 않는 이유다. 은행들은 최근 주력 정기예금의 가산금리를 지난해 말보다 0.1~0.2%포인트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국민슈퍼정기예금' 1년제 최고금리는 기본금리 연 2.3%에 우대금리 0.3%포인트를 합쳐 연 2.6%였던 것이 지금은 0.42%포인트가 내린 2.18%다. 기본금리가 0.2%포인트 낮아질 동안 우대금리는 0.22%포인트나 내렸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하락폭은 더 크다. 신한은행 0.55%포인트, SC은행 0.5%포인트 등이다.

대출 가산금리는 올라가고 있다. 우리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 최저 연 3.3%였으나 현재는 연 3.27%로 인하폭이 고작 0.03%포인트에 그쳤다. 대출가산금리를 0.4%포인트 올린 탓이다. 기본금리인 코픽스는 올 들어 0.39%포인트 떨어졌지만 가산금리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으니 대출금리가 떨어질 리가 없다. 국민은행 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1년 전 연 2.67%였던 것이 현재 2.8%로 0.13%포인트 올랐다.

농협·하나·기업·외환은행 등은 지난 8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오히려 소폭 올렸다가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 이달부터 내리기도 했다. 보험·증권 등 제2금융권은 더하다. 대형 증권사들은 최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신금리를 0.25%씩 내렸으나 대표적인 대출금리인 신용융자 적용금리는 손대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쇠락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극약처방이다.기업과 가계가 싸게 돈을 쓸 수 있게 해 투자와 내수를 활성화하는 한편 빚진 사람들의 이자 부담을 완화해주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런데 금융사들의 대응이 이런 식이면 저금리 정책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금융사만 경제살리기에서 열외여서는 안 된다. 금융사들은 언제까지 이런 꼼수로 제 밥그룻 챙기기에 연연할 건가.

금융당국도 앞으로 금융사들의 금리인하 상황을 예의 주시해서 잘못이 발견되는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 금융사들이 시장금리를 왜곡하는 현상만은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금리인하의 효과가 경제주체들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정책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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