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중 FTA 타결] 수출구조, 가공무역서 최종 소비재 위주로 변화 큰 성과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중 FTA 타결] 수출구조, 가공무역서 최종 소비재 위주로 변화 큰 성과

우리기업의 관세 절감 효과가 54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 확대도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 투자액은 902억달러로 이 중 한국에 대한 투자가 4억8000만달러(0.53%)에 불과했다. 중국은 FTA를 통해 부품 소재 및 의료·바이오, 문화 콘텐츠 등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한류 효과를 활용한 전략적 투자를 할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10일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실질적으로 타결한 것은 13억의 거대시장을 우리의 제2의 내수시장으로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는 데 무엇보다 의의가 있다. 중국의 소비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7000억달러이며 2015년엔 5조7000억달러, 2020년엔 9조9000억달러로 예상되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다.

반면 우리 정부가 농수산물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던 만큼 다소 낮은 수준에서 타결이 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 현지 생산전략을 취하고 있는 자동차, 액정표시장치(LCD) 등 일부 공산품도 마음이 쓰인다. 이들 제품 중 자동차는 FTA에서 제외됐고 LCD 패널은 10년 후 관세 철폐로 합의했다. 한·중 FTA를 점수로 치자면 'B+' 정도 수준이다.

우선 한.중 FTA를 통해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선점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이 장밋빛 전망으로 꼽힌다.

정부는 한.중 FTA 자유화가 최종 달성될 경우 연간 관세절감액이 54억4000만달러(약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미 FTA(9억3000만달러)의 5.8배, 한.유럽연합(EU) FTA(13억8000만달러)의 3.9배가량의 수치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그 동안 가공무역 중심의 대중국 수출구조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최종 소비재 위주로 바뀌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건설, 유통, 환경, 법률,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유망 서비스 시장에서 관세를 철폐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진출 기회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예컨대 중국에서 설립된 한국 건축.엔지니어링 및 건설서비스 기업의 면허 등급 판정 때 한국에서 달성된 실적을 인정받게 되는 식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상품.서비스 등 내수시장을 경쟁국들보다 나은 조건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된 것도 긍정적 효과다. 이를 통해 향후 중국의 미래.고급 시장을 차지, 2015년까지 한.중 교역 3000억달러를 넘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진교 대외경제연구원 무역통상실장은 "협상 자체가 어려웠지만 긴 호흡을 갖고 현상이 원만히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A 정도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양허 수준을 더 높이지 못한 점 등은 불만족스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교역 국가 중에서 처음으로 미국, EU, 중국 등 세계 3대 경제권 모두와 자유무역협정을 맺게 된 것도 호재라는 해석이다.

반면 정부가 공세적 이익보다는 우리 주요 농수축산물에 대한 국내적 우려를 최대한 반영하면서 낮은 수준의 타결이 이뤄졌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농수산물.공산품 간 민감품목 범위 설정을 높고 한.중 간 이견을 보이다 결국 문제가 되는 품목을 뺀 것은 낮은 수준으로 협상이 타결된 것"이라며 "높은 수준이었다면 피해도 있겠지만 몇 배 이득을 더 볼 기회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 LCD 패널 등이 양허제외 품목에 포함되거나 10년 후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한 것 역시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시장 개방 수준과 상품 서비스 개방 수준이 한.미 FTA나 한.EU FTA에 비해 월등히 낮고 또 제도개선 등과 같은 우리 관여사항에 대한 반영도 상대적으로 미흡해서 B 정도 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 부문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양질의 '차이나 머니'가 얼마나 유입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최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중국 자본의 흐름을 보면 제조업, 서비스업 등에 투자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부동산,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한·중 FTA 타결로 이런 흐름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금융시장에만 몰리는 차이나 머니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우리 기업 가운데 1만여곳이 이미 중국에 진출해 생산과 판매를 하는 상황에서 이들에게는 관세인하로 인한 혜택이 크게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력했다는 점을 봐달라고 주문했다. 우태희 실장은 "농산물 보호를 최우선으로 했고 철통방어를 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라면서 "부족하지만 중소기업 유망품목에 대해 개방을 유도하고 중국 최초로 포괄적 규범을 도입했다는 것을 평가받고 싶다"고 피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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