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이대론 안 된다
두루뭉술 중간의견 내놔..방폐장 시급성 일깨워야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가 18일 중간의견을 내놨다. 공론화위가 대외적으로 의견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중간'이란 표현에서 보듯 최종 결론은 유보했다. 그 대신 홍두승 위원장(서울대 교수)은 내년 4월까지 활동시한을 4개월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에 제출할 최종 권고안을 그때 내놓겠다는 것이다.
공론화위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민간 자문기구다. 원전에서 쓰고 남은 사용후 핵연료, 곧 핵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폭넓은 의견을 모아 의견을 제시하라고 만든 기구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공론화위는 지난 13개월간 여론을 타진했다. 그렇게 모은 의견을 이날 중간의견 형태로 발표했다. 오는 2055년을 전후로 지하 500m 이하 영구처분시설을 건설하는 게 바람직하며, 중간저장시설은 원전 안 또는 밖에 둘 수 있다는 게 주 내용이다. 자문기구의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사용후 핵연료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다. 이를 보관할 방폐장 건립은 지금 착공해도 늦은 편이다. 현재 각 원전은 사용후 핵연료를 임시저장시설에 보관한다. 이마저도 2024년이면 꽉 찬다. 여론 수렴하고 주민투표로 부지를 고르는 데만도 최소 몇 년이 소요된다. 이후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돼도 줄잡아 10년은 걸린다. 중·저준위 폐기물을 보관할 경북 경주 방폐장은 2005년 착공했지만 아직 가동 전이다. 위험도가 더 큰 고준위 방폐장은 더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당장 급한 건 중간저장시설이다. 기존 원전 내 시설을 확장할지, 아니면 새 부지에 새로 지을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이에 대해 공론화위는 입을 다물었다. 홍 위원장은 활동시한을 연장, "원전 소재 지역 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하지만 여론 수렴 결과가 지금처럼 두루뭉술한 결론에 그친다면 공론화위는 괜히 1년 넘게 시간만 낭비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출범 후 공론화위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고준위 방폐장 설립방안을 놓고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없다. 그만큼 존재감도 희박하다. 이래선 안 된다. 방폐장은 지금 바로 해결책을 찾아야 할 시급한 국가적 과제다. 원전 수혜자인 전 국민이 핵쓰레기가 가져올 재앙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해법은 활발한 찬반토론 속에서 나온다. 요컨대 공론화위는 공론(公論)을 일으키는 데 실패했다. 내년 4월까진 달라진 모습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