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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최경환 뚝심으로 구조개혁 관철해야

파이낸셜뉴스

새해 경제체질 바꿀 적기.. 불퇴전의 각오 되새겨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구조개혁 카드를 꺼냈다. 최 부총리는 22일 발표한 '2015 경제정책 방향'에서 "더 이상 개혁을 미루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게 된다"며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가야 할 길은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문제는 어떻게 공공·노동·금융·교육을 개혁할 것이냐다.

일단 타이밍은 좋다. 2015년은 박근혜정부 3년차다. 임기 5년의 단임 대통령제 아래서 3년차를 넘기면 사실상 개혁은 어렵다. 다행히 내년엔 대형 선거가 없다. 2016년엔 총선, 2017년엔 대선이다.

초이노믹스 스케줄로 봐도 내년은 구조개혁에 집중할 때다. 지난 7월 취임한 최 부총리는 지금껏 경기 부양에 치중했다. 부동산 규제를 풀었고, 새해 예산도 확장적으로 편성했다.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3대 패키지도 정기국회를 통과했다. 그 효과는 내년부터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양만으론 경제를 살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지 않으면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라고 이를 모를 리 없다.

이웃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반면교사다. 일본은 20년 넘게 미지근한 처방으로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아베 신조 총리가 2년 전 일본판 양적완화 등 과감한 부양책을 동원했으나 그 약발도 오래가지 못했다. 세번째 화살, 곧 구조개혁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은 최 부총리는 선제적 부양에 나섰고 이제 서둘러 구조개혁 화살을 쏠 채비를 갖췄다.

최 부총리가 내놓은 구조개혁 메뉴는 다채롭다. 금융분야를 보면 모험자본 활성화, 금융과 정보기술(IT) 산업을 융합한 핀테크 육성 등을 내걸었다. 교육분야에선 인문계·자연계 정원을 줄이는 대신 공대 정원을 늘리는 대학에 지원금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정규직·비정규직으로 갈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은 구조개혁 중에서도 핵심 과제다.

어느 것 하나 쉬워 보이는 게 없다. 핀테크 육성은 법적인 걸림돌부터 치워야 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한다고 치자. 당장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을 막는 금산분리가 장벽으로 다가선다. 지난주 새해 경제정책 방향 사전설명회에서 최 부총리는 금산분리 완화를 묻는 질문에 "금산분리는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맞서있다"면서 "금산분리 수렁에 빠지면 구조개혁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는 초이노믹스 구조개혁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격이다. 노동개혁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일단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를 존중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참석을 거부하는 한 합의문이 나와도 반쪽에 불과하다. 결국 중요한 건 정부의 의지다.

구조개혁은 빛은 안 나고 욕만 먹는 작업이다. 공기업·공무원연금 개혁에서 보듯 기득권층의 저항도 옹골차다. 외환위기 이후 역대 정부가 하나같이 구조개혁을 강조했으나 이렇다 할 효과는 없었다. 최 부총리가 불퇴전의 각오를 다지지 않는 한 박근혜정부 역시 이전 정부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새해 최 부총리는 부양과 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에 나선다. 잘하면 두 마리지만 잘못하면 다 놓친다. 최 부총리는 "취임 후 5개월이 5년 같다"며 "정치인 출신 장관으로 인기에 영합할 수도 있지만 욕먹을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 그는 "한국 경제의 난제를 생각하면 새 경제팀은 아마 지도에 없는 길을 걸어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금이 바로 그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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