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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걸음질 치는 성장률] 성장률 확 꺾였는데.. 가계부채 걱정에 기준금리 제자리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은 기준금리 동결, 왜?

한국은행이 15일 국제유가 하락의 호재를 감안해도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종전(3.9%·2014년 10월)보다 0.5%포인트나 내린 3.4%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의 올해 전망치(3.8%)와 다소 괴리가 있는 수치다.

기재부와 한은 간 전망 차이는 올해 말 국내총생산(GDP) 추계 시 약 58억달러(약 6조원) 정도 격차를 빚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차이는 기재부 측에서 지난해 4·4분기 통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전망치를 내놨기 때문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및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일제히 3.5% 안팎의 전망치를 내놓은 상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5%, 현대경제연구원은 3.6%, 바클레이스.JP모간 등 10개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평균 3.6%를 제시했다. 기재부만 나홀로 높게 설정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성장률을 0.5%포인트나 낮춘 건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이례적으로 당초(1.0%)보다 0.4% 수준으로 낮아진 데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회복세는 유사한 보폭으로 이뤄질 것이나 4·4분기 실적치 부진으로 올해 출발선을 후퇴시키는 바람에 당장 1·4분기부터 GDP 증가분이 당초 전망치(지난해 10월 수준)보다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 총재는 이에 따른 올해 연간 성장률 하락분을 0.4∼0.5%포인트로 제시했다. 한은 내부에서도 예상보다 큰 전망치 조정 발표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무슨 일이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시행 △세수부족에 따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위축 △가공무역 부진 △민간소비 위축이 올해 성장률을 끌어내린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건축공사와 토목공사는 모두 감소해 투자액이 전달 대비 마이너스(-)1.7%, 전년 동월 대비 -9.6%를 기록했다. 이어 12월에도 감소율이 확대된 것으로 관측된다. 최경환 경제팀 출범 이후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했지만 민간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세수 하락까지 이어져 정부 지출이 힘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은과 정부 간 전망치 격차는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 전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가 전년 대비 연간 2.6% 증가할 것으로 본 반면 기재부는 3.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하태형 원장도 본지 인터뷰에서 "정부가 내수 전망치를 3.0%까지 보는 건 다소 낙관적"이라며 "가계부채, 전셋값 상승, 미래 불확실성이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동결 왜

이 같은 충격적인 성장률 인하에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0%의 현재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실물경제 흐름에 비춰볼 때 현재 금리 수준은 부족하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연내 추가 인하에 신중하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총재는 동결 배경으로 크게 3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3.4%)가 한국경제 성장 한계치인 잠재성장률(약 3.5%) 수준이라는 점, 금리인하의 요인으로 지목되는 물가상승률 전망치(올해 1.9%)가 사실 알고보면 소비둔화 요인보다는 국제유가 하락과 농산물 가격 안정이라는 공급 쪽의 요인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유가하락에 의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가 낮은 수준으로 오르는 현상)은 통상 경제학자들이 '좋은'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물가를 띄우기 위한 금리인하는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번에 새로운 경제지표로 '경제 내의 유휴생산능력'을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통화정책에 의지하기보다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통한 고용의 질 개선, 기업투자 촉진 등 구조적인 문제에 주력해야 하며, 한은이 이 성과를 측정해 가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영국은행도 통화정책에서 '유휴경제력'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 총재는 금리 동결의 또 다른 배경으로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두 차례(지난해 8월, 10월)에 걸친 금리인하로 인한 가계부채(지난해 9월 기준 1060조원)로 경제주체들이 소비를 제약하고 있어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표면적 이유에도 근본적으로는 금리인하 실기론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올해 한국의 기준금리가 4·4분기 2.5%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클레이스를 제외한 주요 IB들은 대부분 한국이 연내 한 차례 또는 두 차례까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씨티그룹, JP모간, 도이치뱅크는 1.75%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으며 심지어 HSBC는 1.50%까지 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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