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추가 금리 인하 부정적 입장...."유럽 양적완화 대응책 준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 단행한 금리 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관망세를 유지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금융완화 정도가 확대돼 금리 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의 역효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 문제를 거론했다. "작년 10월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높아져 금융안정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안정측면에서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물 경제흐름에 비쳐볼 때 현재 금리 수준은 부족하지 않다", "현재의 기준금리 2.0%는 충분히 경기부양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차례에 걸쳐 총 0.5%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했지만 가계부채만 늘렸을 뿐 기대만큼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투자 활성화를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을 점검해야 한다는 게 한은 안팎의 목소리다.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9%에서 3.4%로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 잠재성장률(약 3.5%수준)에 부합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경제 상황이 비관적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분기별 성장률을 1%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며 "작년보다 회복세가 더 나아지는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국제유가 하락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저물가가 2년 넘게 이어진 주된 요인은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이며 구조적 변화도 일부 있었다"며 "구조 변화를 검토해 물가안정목표제의 대상지표, 적용시계, 적용범위 등을 원점에서 다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단골 메뉴인 '구조개혁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성공적인 구조개혁을 위해 중앙은행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은은 통화정책시 '경제 내 유휴생산능력'이란 새로운 지표를 활용할 방침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나 기업투자 촉진 등에 대한 성과를 검토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와 영국 영란은행도 통화정책에서 '유휴경제력'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 총재는 구조개혁 추진으로 단기적으로 경기회복이 저해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구조개혁은 성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해 경제 활력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응수했다.
또 "일부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성장이 둔화할 수도 있지만,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경기대응적 측면에 중점을 두고 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구조개혁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한국경제가 맞닥뜨린 위험 요소 중 하나로 각국 통화정책의 상반된 움직임을 지목했다. 특히 한국 시간으로 이날 저녁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 대해 "회의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CB가 추가 양적완화(QE·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자산 매입 등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통화정책)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시장에 이미 반영됐지만, 양적완화 여부와 규모에 따라 다시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연준이 예측 가능하고 점진적으로 시장과 소통하면서 하겠다는 일관된 원칙을 보여왔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이행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박소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