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과도한 성형환자 유치경쟁.. 사고 잇따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01 17:46

수정 2015.02.01 21:53

최근 中여성환자 수술 도중 심정지 발생 인근병원 후송
2009년부터 해외환자 관련 유치 의무 등록제 실시 불구 비등록기관 제재 조치 없어

지난달 강남의 대형 성형외과병원에서 발생한 중국인 환자의 의료사고가 해외환자 유치를 활발히 하던 국내 성형의료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형외과병원의 무리한 대형화와 유명무실한 '외국인환자 유차사업자의무등록제' 등이 잇단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경 서울 청담동 K성형외과에서 성형수술을 받던 중국인 여성 환자가 수술을 받던 중 심정지 등이 발생해 인근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국 여성은 프로포폴로 마취를 하고 눈, 코, 지방이식 등 여러 곳의 성형수술을 시행했으며 대략 6시간 가량 수술이 진행됐다고 한다.

K성형외과는 성형외과 3명, 피부과 1명, 마취통증의학과 2명으로 구성된 병원이다.



특히 지난해 9월 개원 이후 2개월만에 청담역 사거리로 확장 이전했다.

이 병원은 확장 이전을 통해 입꼬리성형, 입술·인중성형, 턱끝성형, 힙업성형, 줄기세포가슴성형, 광대축소, V라인리프팅, 지방흡입·이식, 눈·코 성형, 피부센터 등 모든 분야별 성형수술 파트를 특화화했다.

최근 성형외과병원들이 대형화를 하는 이유는 대부분 해외환자 유치, 특히 중국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중국인들은 무조건 큰 병원에서 수술을 하는 성향이 있다. 대부분 성형외과병원이 강남에 위치하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숫자의 금액이 투자돼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무리한 투자는 무리한 수술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쉐도우닥터(그림자 의사)를 내세운 대리수술로 문제가 된 그랜드성형외과도 서울 신사사거리에 21개층, 연면적 4300㎡ 규모로 신사옥을 오픈하면서 고3 여고생이 사망하는 수술 사고를 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지난해 쉐도우닥터로 문제가 된 이 병원 원장에 대해 회원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지만 이 병원은 현재 성업중이다. 해외환자의 경우 유치수수료를 받을수 있어 검증된 병원보다는 수수료를 많이 주는 병원위주로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정부는 해외환자 유치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2009년부터 '외국인환자 유치사업자 의무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개인병원은 등록을 하지 않고도 해외환자를 받고 있다. 등록업체는 해외환자 유치 실적도 보고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등록요건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비등록 의료기관도 해외환자를 진료해도 별도 제재 조치는 없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