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호남KTX 계획, 효율 외면한 미봉책
노선 둘러싼 지역 갈등 봉합.. 코레일 '비용부담' 덤터기 써
호남고속철도(호남KTX) 운행 계획이 확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마련한 초안에서 서대전역 경유를 백지화하는 내용으로 6일 호남KTX 운행계획을 매듭지었다. 이에 따라 호남KTX는 4월부터 서울∼오송∼광주 간 고속철도 전용 선로에 주말 기준 하루 82편이 운행된다. 서울∼광주 운행 소요시간은 93분으로 종전보다 45분 단축된다. 국토부는 초안에서 제외된 서울∼서대전∼계룡∼논산에는 별도로 KTX 노선을 신설하기로 했다. 국토부 측은 "호남과 대전 등 지역이 실질적으로 윈윈하는 대안을 찾으려 고심한 끝에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운행노선을 둘러싸고 약 한 달간 이어진 대전·충청권과 호남권의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이번 운행계획은 치열한 노선 다툼을 벌여온 호남권이나 대전·충청권 입장에서 보면 윈윈이며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도 완벽한 정책이다.
그렇지만 이번 운행계획 결정도 눈치보기 꼼수정책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코레일이 지난달 중순 내놓은 초안은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하고 계산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초안에 대한 당위성을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노력보다는 주민·정치권 눈치보기에 급급해 꼬리를 내린 모양새다.
코레일이 국토부에 제출한 초안은 호남선에 투입되는 하루 82편의 KTX 중 22%인 18편을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이건 연간 210만명에 달하는 서대전역 이용객 편의와 수요를 끌어들여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호남KTX에서 서대전역 경유를 뺐으면서도 초안의 운행편수는 손대지 않았다. 서대전역 여객수요는 하루 5100명에 달한다. 호남KTX는 이만큼의 여객이 주는 셈이다. 그렇다면 분명히 호남선 운행횟수 축소 등 최소한의 조정이 이뤄져야 했다. 그런데 이 부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서대전∼계룡∼논산에 별도의 KTX를 투입하기로 했으니 이래저래 효율성이나 경제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초안과 비교해서 노선 신설에 따른 차량·인력·시설 등에 추가되는 비용은 중복적인 부담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코레일은 17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마당에 코레일은 정부의 눈치보기 정책에 따른 비용부담 덤터기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됐다. 그 부담은 요금인상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철도 이용객, 더 나아가 국민에게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