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민자확대 부메랑, 정부 대책 서 있나
부작용 줄일 시범사업 필수.. 시행착오 땐 후폭풍 거셀듯
정부가 재정부담을 덜면서 경제활성화를 꾀할 해법으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이른바 한국판 뉴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표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은 시중의 풍부한 여유자금을 공공부문인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투자로 끌어들여 정부는 경기회복을 꾀하고 민간에게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하겠다는 게 골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민간투자사업에 정부가 공동 책임을 지도록 한 거다. 지금까지의 민자사업은 사업과 운영 전 과정을 모두 민간이 책임지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는 정부와 민간이 시설투자비와 운영비용을 분담함으로써 민간의 투자리스크를 줄였다. 대신 수익이 나면 정부는 이용요금 인하 등으로 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공동투자·공동책임이라는 제3섹터 사업 방식의 취지를 살렸다. 사업대상을 공공청사, 상하수도 사업까지 넓히고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사업기간 단축을 꾀했다. 부대사업 활성화로 수익성을 높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에 따라 민자사업 활성화와 경기회복에 대한 주도권은 사실상 민간기업으로 넘어갔다. 일단 정부가 1차 타깃으로 삼은 건설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바닥을 기고 있는 공공부문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실제로 지난 2009년 61조원에 달하던 공공공사 물량(건당 공사금액 200억원 이상)은 2011년에 32조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작년엔 반의 반토막인 17조원으로 급감했다. 기재부는 이번 대책으로 10조원 이상의 건설투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나랏돈이 궁한 상황에서 민자사업은 제대로만 활용하면 아주 매력적이다. 재정부담 없이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을 지을 수 있고 경제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막대한 혈세낭비 등 엄청난 부작용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거다. 우리는 이미 그 경험을 하고 있다.외환위기 직후 경제살리기를 위해 만든 천안∼논산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은 민간사업자에게 '당근'으로 제시했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의 덫에 걸려 매년 수천억원의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번에 내놓은 위험분담형(BTO-rs)과 손익공유형(BTO-a)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사업에서 절반을 책임을 지는 구조여서 자칫 시행착오가 발생하면 MRG 이상의 후폭풍을 몰고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행착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따져보고 시행에 나서야 한다. '일단 해보고 아니면 말고식'으로 접근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 시범사업으로 먼저 돌다리를 건너보고 문제점을 보완한 뒤 본궤도에 올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차피 민자사업 활성화 카드를 들고나온 마당에 민자사업을 성공시키려면 시장에 믿음을 주는 일도 중요하다. 그 믿음은 정책의 일관성에서부터 시작되며 일관성은 역시 시행착오를 없애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