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추경 타이밍 놓치지 마라
실물경제 호전 기미 안보여.. 재정의 경기 대응력 높여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반기 경기부양 가능성을 내비쳤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최 부총리는 16일(현지시간)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하반기에 추가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추가 경기부양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추경 편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의 추경에 대한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추경을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경기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쪽에 체중이 실려있는 듯하다.
한은은 정부가 경기 회복을 위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9일 이례적으로 정부의 고유권한인 '추경'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서 "예정된 세출은 추경을 해서라도 집행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난 1년 사이에 네 번째로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낮춰 발표한 직후였다. 생산·고용·투자·소비 등의 지표들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정부에 다급하게 '지원 요청'을 보낸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정부는 당초 올해 우리 경제가 침체에서 서서히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된 지표들은 정부의 예상을 빗나가고 있다. 지난 1~2월의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과 설비투자가 두 달째 전월에 비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도 줄고 소비 관련 지표들도 악화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 1월 0.8%, 2월 0.5%로 떨어지는 추세다.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사실상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것이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걱정도 나온다.
한은은 지난 9개월 사이에 기준금리를 세 번 내렸다. 기준금리 1.75%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 정도면 통화 쪽은 할 만큼 했다. 경제정책은 통화와 재정이 서로 조화될 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지금은 재정이 좀 더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재정건전성도 고려해야 하지만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올해도 큰 폭의 세수 결손을 피할 길이 없다.
세수가 모자라면 예정된 세출을 집행할 수 없게 되며 이는 경기를 더 나쁘게 하는 요인이다. 경기 악화와 성장률 하락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재정이 건전성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경기대응력을 높이는 길밖에 없다. 정부가 경기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도록 추경 편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