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재정전략회의]한국형 프라운호퍼 연구소 만들어진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독일에는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있다. 이곳은 독일의 대표적인 출연연구기관이자 유럽 최대 응용과학기술연구기관으로 꼽힌다. 연구소의 특징은 연간 예산의 3분의 1은 정부 출연금, 나머지 3분의 2는 민간과 공공 수탁 연구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것이다. 또 민간 과제로 재원의 일정비율을 충당하지 못하면 정부 출연금을 삭감하도록 해 민간 수탁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디지털 음원에 획기적으로 기여한 MP3 압축기술이 나왔고, 전구를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발광다이오드(LED) 부품도 탄생하는 등이 프라운호퍼 연구소에서 탄생하게 됐다.

한국에도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만들어진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15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들이 민간 연구실적과 연계해 정부 지원금을 받도록 하다는 내용을 담은 '정부 연구개발(R&D)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출연연의 체질을 대폭 손질해 민간 기술 수요에 부응하는 연구 기관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형 프라운호퍼로 개편되는 출연연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생산기술연구원, 전기연구원, 화학연구원, 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등 6곳이다.

정부는 이 같은 혁신을 통해 출연연의 민간 수탁 비율을 14.2%에서 2018년 21%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민간수탁 실적이 우수한 출연연에는 인력 증원 등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또 연구원 '테뉴어' 제도를 도입하고 출연연 원장의 임기를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늘려 책임경영 환경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R&D 혁신차원에서 정부과제 수주에 매몰됐던 출연연들이 협력해 공동 연구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몰형 융합연구단'이 확대된다. 국가과학기술심의회(국과심)를 재편해 R&D 컨트롤타워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과심 사무국을 미래부 내 별도 조직인 '과학기술전략본부(가칭)'로 분리·설치해 과거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처럼 인사·조직을 독자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24명으로 구성된 국과심 내 산업계 비중도 확대해 중소기업청장을 심의회에 참여토록 하고, 중소기업전문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을 '과학기술정책원(가칭)'도 설립된다.

정책원은 과학기술 기획·평가업무를 담당하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과학기술 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정보수집·분석 기능을 통합해 과학기술정책원을 만든 뒤 국과심과 과학기술전략본부 등에 대한 정책지원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부처별로 분산된 18개 R&D 전문관리기관을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과학기술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하나의 단일 기관으로 통합할지, 비슷한 부류의 기관끼리 합쳐 여러 개의 관리기관에 역할을 줄지 등 여러 방안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R&D분야에서 정부와 민간, 산·학·연 간 역할·투자 중복에 따른 비효율을 제거하기 위한 밑그림도 제시됐다.

정부는 민간이 하기 힘든 재난·우주·국방·에너지 등 장기·기초·원천연구에 집중하고, 중소기업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출연연이 보유한 인력과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출연연 내 중소·중견기업 공동 연구실 확대 △인사우대·파견수당 등 인센티브를 통한 출연연 인력 기업파견 확대 △중소기업 맞춤형 연구과제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