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韓·中 FTA 정식 서명' 국내 中企 영향은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귀금속·황동업종 뿌리부터 흔들린다
원료비중 높은 산업 가격 경쟁력 떨어져 문구업계 등 직격탄

'韓·中 FTA 정식 서명' 국내 中企 영향은

#.황동은 국내 업체들이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제품이다. 동(구리)의 경우 국내 수입품에 대해 KS와 같은 품질 확인을 제대로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지만 품질확인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중국 제품이 대량 수입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양허안에 의하면 국내 수입 관세는 10년 유예이고, 중국에서는 현행 관세 유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으로의 황동봉 수출은 사실상 힘들다. - 한국동공업협동조합 신동현 전무이사

#.현재 고구마 전분의 국내 생산량은 3만5000t인데 한·중 FTA의 저율할당관세(TQR)로 인해 5000t 가량의 물량이 저관세로 수입된다. 국내산 전분은 중국산 전분보다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국산 제품은 판매가 안 되고 수입물량은 모두 소비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TQR 물량을 얻지 못한 업체와 얻는 업체간 제품단가 차이로 인해 시장 내 불공정 경쟁 우려가 크다. 결과적으로 국내 업계는 시장을 잃게 될 확률이 높다.

- 한국곡물제분공업협동조합 관계자
중소기업들이 국내 환경 및 규격 인증 강화 등 한·중 FTA 체결 보완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1일 정부가 한·중 FTA 정식서명을 하면서 생활용품 등을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중국산 중저가 제품 유입으로 내수 기반이 무너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수출 중소기업과 중국 진출 중소기업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중 FTA 협정문 상의 비대칭 관세 양허 조건에 따라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 더 큰 문제는 중소기업들의 피해 예상 품목 및 규모가 정확히 파악조차 안된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10년 내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은 한국이 9690개로 중국 5846개의 2배 수준에 달한다. 무엇보다 이 가운데 90% 이상(8988개)이 공산품이어서 한국 중소기업에 대단히 불리하다는 것이 중소기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생산단가 중 원료 비중이 높아 가격 경쟁력에 민감한 △귀금속.주얼리 △용접 △도금 △제관 △황동 업종의 경우 중국보다 국내 관세가 먼저 철폐되거나 양허 제외에 따른 수입 증가로 인해 해당 산업 기반 자체가 붕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14년 관세청 선정 중소기업 100대 수출 품목인 PET(포장필름, 녹음용 테이프, 청량음료용 병 재료), 탄성사(방직용 합성섬유 재료), 신발(테니스화, 농구화, 체조화, 훈련화 등) 등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밖에 문구업계 역시 한·중 FTA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타 중소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문구류의 중국산 수입관세는 대부분 즉시 철폐다. 그러나 중국에 수출되는 국산 제품들의 수입관세는 5~10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철폐된다. 문구업종의 내수뿐 아니라 수출업체들까지 불리한 상황이다. 게다가 국산 학용품들은 국가통합인증마크(KC)와 같은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중국산은 별다른 인증 없이 국내에서 판매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봉승 한국주얼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국내 모든 주얼리 공장들이 중국으로 이동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 박권태 전무는 "중국 업체의 생산품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중국에 진출해 생산, 수출하게 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국내 단조기업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계에선 한.중 FTA 추진에 따른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경영.기술 컨설팅 등 다양한 무역조정 지원제도를 비롯해 국내 환경 및 규격인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산업부 내에 한·중 FTA 피해신고 센터 설치를 건의했다"며 "이 밖에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자금지원, 인증 및 지식재산권 보호 지원, 판로 지원, 인력 지원, 원산지 관리 등 다양한 의견들을 정부에 건의하고 보완 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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