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메르스 쇼크, 경제팀이 안 보인다
수출 이어 내수도 위축 조짐.. 추경·금리인하 총동원해야
수출·소비·투자의 동반부진에 허덕이던 한국 경제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라는 돌발악재를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소비가 급격히 위축돼 내수침체가 가속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유통·음식숙박·관광·공연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일 현재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7000여명이 한국 관광 예약을 취소했다. 기업과 개인의 단체 활동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음식숙박업소와 레저업계가 울상이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때의 악몽이 재연되는 듯한 분위기다.
대규모 전염병은 경제에 큰 타격을 주게 마련이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창궐했을 때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4분기 10.8%에서 2·4분기 7.9%로 급락했다. 홍콩은 그해 1·4분기 4.1%였던 성장률이 2·4분기 -0.9%로 곤두박질쳤다. 우리나라도 당시 수출 감소와 여행수입 감소 등으로 20억~33억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본 것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추산한 바 있다. 2009년 신종플루가 확산됐을 때 세계은행은 전 세계의 경제적 피해를 4000억달러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번 메르스의 경우 관광 등 연관업종의 생산 감소가 20조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가뜩이나 낮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더욱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로 낮추면서 구조개혁 성과, 기준금리 추가 인하, 세수 확보 등의 조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메르스 사태까지 불거졌으니 2%대 성장은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마저 나왔다. 정부가 방역대책과 별개로 경제를 살릴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때는 소비·투자가 급격히 얼어붙었으나 정부의 정책대응은 한 발 늦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4분기에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2·4분기에 급락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은 한국은행을 압박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 같은 부동산대책과 재정확장 등 대대적 경기부양에 나서야 했다. 이번에는 경제위축이 더 확산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만 한다.
정부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수출 및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 등의 경제살리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검토 중인 모양이다. 그러나 추경 편성을 포함한 경기부양을 더 망설일 이유가 없다. 하루빨리 전방위적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 한국은행도 오는 11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재정·통화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각오로 이번 사태에 임하기 바란다. 여기서 우물쭈물하다가 우리 경제는 회복 불능의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 이번만은 정책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