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추경 편성, 적극 고려해야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 하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더니 수출이 위축되면서 주요 연구기관의 한국 경제성장률 예상치가 잇따라 내려가고 있는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까지 덮쳤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자신감을 잃지 않을 재간이 별로 없다.

지난달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무척 비관적인 경제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12월에 내놨던 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3.5%를 6개월 만에 0.5%포인트나 떨어트린 3.0%로 수정해 제시했다. 이마저도 전제조건이 붙었다. 부실기업 정리와 연금개혁, 노동시장 유연화 등 구조개혁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3% 성장률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정부의 재정정책이 목표치를 달성해야 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정도 전제조건이면 사실상 2%대 성장률을 예고한 셈이다. 앞서 한국은행도 지난 4월에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3.4%에서 3.1%로 0.3%포인트 낮췄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OECD가 전망한 3.8%와 비교하면 성장률 예상치가 무려 0.8%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실제로 4월 경제지표를 보면 맥이 빠진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광공업생산은 전월에 비해 1.2%,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다.

중동발 호흡기증후군까지 우리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환자가 확산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이동인구가 줄고 소비심리가 위축돼 유통업체의 매출이 줄고 각종 공연과 같은 대형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포기하면서 여행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메르스가 여름철 여행 성수기 직전에 발생해 올 한 해 장사를 망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휴업에 들어간 학교 주변을 중심으로 자영업자도 메르스의 직격탄을 맞기 시작했다.

이처럼 우리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면서 경제주체들이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정부의 강한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나 슬쩍 내리려는 안이한 생각으로는 이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기 어렵다. 특히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시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가재정법에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수 있는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의 변화·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현재 상황은 대규모 자연재해나 경기침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국가 재정건전성보다는 위기극복에 더욱 집중할 때다. 기준금리나 내리면서 남의 손을 빌려 해결할 생각을 하기 전에 직접 나서는 적극성을 보여줘야 한다. 신뢰를 잃어가는 최경환 경제팀이 그나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 금융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