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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제 몫 다한 이주열, 최경환도 실기 마라

파이낸셜뉴스

금리 사상 최저 1.5%로 인하.. 재정 쪽도 조화 이뤄야 효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정책당국이 선제적인 경기방어에 나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이후 지난해 8월과 10월, 올해 3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10개월 사이에 2.5%에서 1.5%로 1%포인트나 낮아지며 다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5월까지는 소비 회복세로 내수가 생각보다 괜찮았으나 메르스로 소비 위축이 우려돼 우선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는 경기상황에 대한 이 총재의 판단에 동의하며 신속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최근의 경제 상황은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수준을 훨씬 밑돌았다. 정부의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조차 사실상 2%대 성장 전망을 내놓을 만큼 실제 상황이 좋지 않다.

성장률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수출, 소비, 투자)이 모두 활력을 잃고 있다. 특히 수출이 심각하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9%로 감소폭이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엔저와 세계경기의 회복 지연이 주된 요인이어서 조기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메르스라는 돌발 악재가 가세해 우리 경제가 지난해 4월의 세월호 사태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호전되면서 한때 소매판매 등 소비 쪽에 회복 조짐이 있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 이후 다시 꽁꽁 얼어붙는 조짐이다. 음식점, 여행·숙박업소와 영화관, 공연장, 스포츠 경기장 등 다중이용시설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여행을 취소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급증하고 있다.

메르스 확산은 국민보건 차원에서 위급 상황일 뿐만 아니라 경제 차원에서도 위급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 회복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한가한 얘기로 들린다.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메르스가 몰고온 공포감이 경제에 심리적 위축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심리적 위축을 막기 위해 가용 정책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지난해 4월의 세월호 사태 때 경제팀이 즉각 대응하지 못한 오류를 되풀이 해선 안 된다.

가계부채 문제가 걱정이 되긴 한다. 가계부채는 이미 지난 3월 말 현재 1099조3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가계빚 억제보다 경기방어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본다. 후순위로 밀린 가계부채 문제는 정부와 한은이 협력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할 부분이다.

경기 대응은 재정과 통화 정책이 같은 방향을 향할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메르스 사태 이후 "필요하면 추가적인 경기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이 그 시점이다. 실기하지 말고 신속히 추경 편성에 나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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