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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금융규제 푼다는 다짐, 언제 없어질까

파이낸셜뉴스

이젠 말보다 실천할 때.. 낙하산 인사 근절해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5일 금융규제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장 질서와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되 건전성 규제는 국제기준에 맞춰 정비하고 영업행위 규제는 과감하게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이날 제11차 금융규제개혁 추진회의를 열고 금융규제개혁작업단을 구성해 이 같은 방향의 규제개혁을 연내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비공식적 행정지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금융사의 가격·수수료·경영판단사항 등에 대한 개입도 통제하기로 했다. 이런 '그림자 규제'를 포함한 금융규제를 전수조사한 뒤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 분야에도 '규제비용 총량제' 도입을 추진하며 당국이 지킬 '금융규제 운영규정'(가칭)도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청사진대로 된다면 우간다보다 못한 수준이라며 손가락질 받던 우리 금융 분야가 환골탈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과연 이런 과제를 제대로 밀어붙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앞선다.

면허산업인 금융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규제 강도가 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유독 금융분야에 '관치'의 개입이 심하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금리, 예대마진, 수수료, 대출 판단 등에 시시콜콜 간섭한다. 금융사는 그저 시키는 대로 하면서 규제의 울타리 안에 안주하곤 한다. 더 큰 문제는 민간금융사 인사에 관치의 입김이 더 세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봄 주주총회 시즌에는 금융사 임원 인사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 낙하산이 잠잠해지더니 정피아(정치+마피아) 낙하산이 기승을 부렸다. 이런 관치금융, 정치금융을 그대로 두고선 당국의 개입이 없어질 리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규제개혁은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전임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재임 중 금융규제개혁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1700건 금융규제 중 700여건을 개선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림자 규제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고 금융사들은 규제개혁의 성과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큰 규제, 덩어리 규제는 제대로 풀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임 위원장 임명 직후 "금융이 뭔가 고장이 났다. 과감한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이유다.

임 위원장은 과거 '절절포(규제개혁을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말라)'를 강조했을 만큼 금융규제개혁에 집착해왔으니 그 진정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규제개혁은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특히 관치 낙하산 인사가 없어져야만 국민은 규제개혁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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