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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회계상식, 알면 기업이 보인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본 기업지배구조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8.11 17:07

수정 2015.08.11 17:07

호텔롯데 주주는 롯데홀딩스.. 이사 임명 권한 가져
롯데홀딩스도 주식회사.. 주총서 이사 임명 결정
호텔롯데, 롯데쇼핑 지분율 20% 안넘어 지배력 약해

[알쏭달쏭 회계상식, 알면 기업이 보인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본 기업지배구조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지배구조에 대한 이슈로 한국이 떠들썩하다. 한국 롯데의 핵심회사인 호텔롯데의 중요한 경영의사 결정은 이사회에서 이뤄진다. 그리고 이러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들을 임명할 권리는 주주에게 있다.

주주의 재산을 이사진이 위탁 받아 기업을 경영하고 있으니, 그들의 임명 및 해임권한도 주주에게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주주들이 모이는 주주총회 결의로 이사진의 임명과 해임이 결정된다.

따라서 호텔롯데의 이사들을 임명할 권리는 호텔롯데의 주주들인 롯데홀딩스(19.07%)를 비롯한 일본 L투자 회사들에게 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롯데홀딩스→호텔롯데→한국롯데계열사'로 연결되고 있으니, 롯데홀딩스의 의사결정이 누구에 의해 결정되는 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롯데홀딩스 또한 주식회사라서 롯데홀딩스의 의사결정을 지휘할 이사진들은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 결정이 된다. 이렇게 가장 높은 최상위 지배회사의 주주구성에서부터 가장 낮은 단계의 계열회사까지의 의사결정의 흐름을 기업지배구조라고 부른다.

호텔롯데는 호텔사업, 면세점사업, 월드사업부(놀이공원) 등은 직접 운영한다. 다만, 코엑스점은 과거 AK면세점 지분 100%를 인수한 것이므로 자회사 형태로 운영한다.

롯데건설(43.07%), 롯데손해보험(26.58%) 등 일부 계열사는 과반은 안되지만 2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고, 석유화학회사인 롯데케미칼(12.68%)과 백화점, 아울렛, 전자제품, 카드사업등을 갖고 있는 롯데쇼핑(8.83%)은 20% 미만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런데 계열사들에 대한 지분율이 각기 다르므로 영향력도 각기 다르다. 코엑스면세점을 운영하는 롯데디에프글로벌은 별도 법인이긴 하지만 100%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의사결정이 호텔롯데에게 종속돼 있다. 그래서 롯데디에프글로벌을 '종속기업'이라 부르고 롯데디에프글로벌의 모든 매출과 이익, 재산을 100% 호텔롯데의 재무제표에 합산한다. 성년이 되지 않는 자녀가 받은 세뱃돈을 부모님이 관리해주신다고 가져갔다고 생각하면 쉽다.

이렇게 만들어진 호텔롯데의 재무제표를 회계에서는 '연결재무제표' 라고 부른다. 롯데건설(43.07%)이나 롯데손해보험(26.58%)등 2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은 '관계기업'이라고 부른다.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순 있으나, 호텔롯데에게 의사결정권이 완전히 종속되어 있진 않다.

따라서 재산이나 이익도 지분율 만큼만 가져간다. 이를 지분법이익 또는 관계기업투자손익 이라고 한다.
성년이 되어 결혼한 자녀의 의사결정권과 재산권에 부모님이 독단적으로 행사하려고 하면 갈등이 생길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지분율 만큼만 가져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마지막으로 롯데쇼핑(8.83%)이나 롯데케미칼(12.68%) 처럼 지분율이 20%를 넘지 않아서, 영향력은 있지만 강력하다고 할 수 없는 기업들의 지분에 대해서는 '매도가능금융자산' 으로 분류한다.
지배력이 약하므로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것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공인회계사 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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