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2016년 서울서 전셋집 얻기 더 힘들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08 17:31

수정 2015.12.08 17:31

입주물량은 2만3000가구 재건축 멸실주택은 6만여가구
주택 공급, 수요 못 미치고 주택담보대출 강화로 전세서 매매 전환 위축
서울지역 전세난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전세 부족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내년 중 멸실되는 주택이 6만여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입주하는 주택은 2만3000여가구에 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는 1월부터 대출심사가 강화되면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대출심사 강화, 매매전환 막아

8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업계에서는 내년에 바뀔 주택 관련 정책 중 수요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정부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요건 강화'를 꼽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7·22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에 따라 내년부터 대출 시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기존 거치식 주택담보대출 방식에서 원리금을 함께 갚는 분할상환 방식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강화되면 주택 실수요자들의 매매심리가 위축돼 전세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전세난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서울지역은 내년 입주물량이 올해와 비슷해 전세 부족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총 2만3665가구가 입주해 올해보다 2500여가구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그러나 저금리 영향으로 월세 전환이 빠르게 나타나면서 재개발.재건축 이주대기 물량이 6만여가구에 달해 전세난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반면 화성 동탄2신도시.평택.용인 등지의 무더기 입주로 경기도의 입주가구가 올해 6만9280가구에서 내년에는 18.5% 늘어난 8만2090가구가 공급돼 서울지역 전세난을 피하려는 전세 세입자들의 유입이 예상된다

김은진 팀장은 "현재 서울시내 재건축으로 멸실예정 주택이 6만가구에 달해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면 이들 지역 주민의 이주수요까지 몰려 당분간 전세 수급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계약갱신청구권 등 부작용만"

이같이 전세난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회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1회에 한해 집주인에게 전.월세 계약 연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제도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2년의 계약기간을 보장하고 있지만 2년 후에는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계약연장에 대한 권리가 보장돼 있지 않다보니 현재 계약기간 종료 후 이뤄지는 임대차계약은 계약연장이 아닌 재계약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2년 후 전세 보증금을 크게 올려도 임차인을 보호할 법적 장치가 마땅히 없는 것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의 실효성을 두고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지난 6일 서울시는 국회와 정부에 공개적으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촉구했다.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정상화하고 전·월세 세입자의 주거복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전·월세난 통제는 법 개정 없이 불가능하다.
시에서 전·월세 안정화 조례를 추진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지역별로 시장 상황이 다르니 전국 단위로 도입이 어렵다면 전세난 해결이 시급한 서울이라도 도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돼 전세가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나게 되면 월세 전환속도가 빨라져 전세 종말을 부추기는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위원은 이어 "우리나라는 자녀 교육 때문에 본인 소유 주택을 전세로 임대하고 타 지역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사람이 80만명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같이 독특한 현상을 어떻게 법률로 일반화시킬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