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넷플릭스 이어 유튜브도 韓 콘텐츠에 '군침'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SK텔레콤(017670), CJ헬로(037560)

우리는 콘텐츠 투자하겠다는 기업 M&A 정부가 막아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단순히 영상을 공급하는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영상 제작사와 엔터테인먼트 제작사에 적극적으로 투자, 자신들만의 독자적 한국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가 국산 영화, 드라마 등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했고 구글 역시 유튜브레드를 출시하며 한국에 특화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나섰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콘텐츠 투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미디어 기업들은 콘텐츠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아직 자체 콘텐츠를 제작해 서비스할만한 가입자 규모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려고 했던 것도 이런 자체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것이었지만, 정뷰 규제에 가로막혔다. 콘텐츠가 미디어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미디어 기업들도 덩치를 키우고 관련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넷플릭스 이어 구글도 한국서 자체 콘텐츠 만든다
6일 구글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에서 광고를 보지 않고 영상만 시청할 수 있는 유료서비스 '유튜브레드'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유튜브는 YG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인기 아이돌그룹 '빅뱅'을 활용한 오리지널콘텐츠를 준비중이다. 이 콘텐츠는 내년초에 유튜브레드를 통해서만 서비스된다. 또 국산 대표 캐릭터인 뽀로로를 만들어낸 아이코닉스와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유튜브가 6일 발표한 유튜브레드 서비스. 이날 유튜브는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을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표하는 등 국내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유튜브가 6일 발표한 유튜브레드 서비스. 이날 유튜브는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을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표하는 등 국내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의 아담 스미스 부사장은 "유튜브는 해외에서 오리지널콘텐츠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한국에 맞는 오리지널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라며 "우선 빅뱅과 함께하는 오리지널콘텐츠가 예정돼 있으며 향후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오리지널콘텐츠를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류' 활용한 아시아 시장 공략 야심
올 1월 우리나라에 진출한 넷플릭스도 국산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미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에 거액을 투자했으며 7일 개봉하는 대작영화 '판도라'의 해외 배급권도 확보했다.

드라마 제작사와도 협력해 지상파 방송사에서 방송된 드라마를 하루 후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등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향후 드라마 제작에도 직접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방한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한국에서도 하우스오브카드 같은 드라마를 자체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7일 개봉하는 영화 판도라의 해외 배급권은 넷플릭스가 가지고 있다. 판도라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서비스된다.
7일 개봉하는 영화 판도라의 해외 배급권은 넷플릭스가 가지고 있다. 판도라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서비스된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콘텐츠 시장에 투자를 늘려가는 것은 한국을 아시아 지역 공략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인기를 끌고 있는 'K팝'과 한국 드라마를 내세워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아시아 지역 이용자들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콘텐츠 투자 위한 M&A도 막아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동안 정작 우리나라 기업들은 규제에 발목잡혀 콘텐츠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처럼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이 콘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는 가입자 수를 늘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규모가 1000만은 돼야 자체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에 나설 수 있는데, 우리는 업계 1위 라는 KT의 가입자가 800만명 수준"이라며 "일부 미디어 업체들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입자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국내 콘텐츠 투자 현황
구분 내용
유튜브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과 손잡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내년에는 다양한 영상 제작사와 협력해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 계획
넷플릭스 봉준호 감독 신작 영화 ‘옥자‘에 5000만 달러 투자. 영화 판도라 해외 배급권 확보. 자체 드라마 제작 검토 중
정부의 제동으로 무산됐지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M&A를 추진한 것도 일단 가입자를 합쳐 자체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었다. 두 회사 가입자를 합치면 700만명을 넘어서는 만큼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콘텐츠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미 미디어 시장의 국경이 허물어지고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에 우리는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기업들의 M&A를 정부가 막아 버렸다"며 "지금이라도 국내 미디어 기업들이 규모를 키워 콘텐츠와 플랫폼을 함께 키워갈 수 있도록 M&A 등 다양한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허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