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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3대 비뇨기암 (2)신장암]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많아.. 1기때 발견하면 5년 생존율 90%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25 17:08

수정 2016.12.25 22:17

개복으로 시행하던 수술이 복강경이나 로봇수술로 전환
서성일 교수, 로봇수술 대가.. 2가지 이상의 복합암 수술 성공,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처음
서성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오른쪽)가 신장암 로봇 부분절제술을 집도하고 있다.
서성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오른쪽)가 신장암 로봇 부분절제술을 집도하고 있다.

신장암은 콩팥에 생기는 암으로 국내 암 발생율 순위가 10위 안에 들 정도로 많이 발생한다.

25일 한국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신장암은 2013년 4333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2~3%를 차지했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2배 가량 많고 주로 50~70대에서 잘 생긴다. 남성의 경우 2014년 기준으로 암 발병 9위를 차지했으며 3108명(2.8%)의 환자가 발생했다.


■자각증상 없고 다른 장기에 전이 잘 되는 '신장암'

신장암은 암 중에서도 악성도가 높아 치료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신장은 위, 간, 췌장 등 복강내 장기와 달리 등쪽에 가까운 '후복막 장기' 이기 때문에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도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별로 없다.

또 신장암은 일단 진행되면 정맥혈관이나 림프절, 폐, 간, 뼈, 뇌, 피부 등 전방위적으로 전이되는 특성 때문에 치료가 굉장히 어렵다. 타 부위로 전이가 되기 전 상태인 1기 때에는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이다. 하지만 다른 장기에 전이된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20~30%로 크게 떨어진다. 5년 생존율이 뚝 떨어지며 차이가 많은 것은 신장암의 경우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성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신장암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없다가 혈뇨나 옆구리 통증, 배에 혹이 만져지는 증상 등이 나타날 확률은 10~15%에 불과하다"며 "이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고 실제로 고통을 느낄 때쯤이면 이미 다른 장기로 상당히 전이된 경우가 많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전절제에서 부분절제로 수술 패러다임 변화

기존에는 신장암 수술시 신장 전체를 들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삶의 질이 중요해지면서 신장기능 보존을 위해 전절제술에서 부분절제술로 수술치료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의료장비와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개복으로 시행하던 수술이 복강경이나 로봇수술로 전환되고 있다.

문제는 신장에는 혈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술 중 대량 출혈 위험성이 있다. 특히 후복막강을 이용하는 로봇수술의 경우 복강 내 수술에 비해 좁은 공간에서 수술이 이뤄지다 보니 난이도가 높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이 같은 전문수술이 가능한 의료진이 많지 않다.

신장암 명의로 꼽히는 서 교수는 국내 최초, 최다 후복막강을 통한 로봇신장부분절제술의 1인자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신장 전절제술 470건, 신장 부분절제술 로봇 480건, 복강경 265건, 개복 30건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로봇신장부분절제술의 경우 2008년 이후 지금까지 수술 후 국소재발 0건, 원격전이 재발율 0.8%로 세계적인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신장을 살리기 위한 최소 침습 로봇수술의 대가로 꼽힌다. 비뇨기과에 복강경 수술이 도입될 당시 마침 서교수는 전공의를 시작해 복강경 수술의 조수로 참여할 기회가 많았다. 기존의 개복 수술과 달리 복강경 수술은 손이 크고 팔 길이가 길고 힘이 셀수록 기구들을 조작하기 좋다.

서 교수는 "신체 특성이 잘 맞아 떨어져 복강경 수술을 하다보니 노하우가 쌓였다"며 겸손해 했다.

■신장암, 조기발견 힘들어 초음파 검사해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암센터는 협진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이 종합적으로 환자 상태를 살피고 각 방법의 장단점을 따져서 최선의 치료법을 결정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소화기외과 배재문 교수와 비뇨기과 서성일 교수가 공동으로 55세 여성환자의 위암과 신장암을 동시에 수술로봇을 이용해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로봇으로 2가지 이상의 복합암 수술의 모든 과정을 동시에 마친 사례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지난 11월에 열린 삼성서울병원 비뇨기암센터 심포지엄에서는 신장암 환자에게서 로봇을 이용한 부분신적출술 500건을 돌파했다. 또 환자 중 수술 관련 사망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무전이 환자의 생존율은 3년 99.2%, 5년 98.2%의 성적을 기록했다.


또 서 교수는 로봇 부분신절제술 2건을 성공적으로 시연하며 국내 많은 비뇨기과 교수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는 "신장암은 악성도가 매우 높고 점진적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국가 암 검진에는 아직 포함돼 있지 않다"며 "건강검진시 반드시 복부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병을 치료할 때는 환자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환자에게 의지를 키워주는 것도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환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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