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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청춘백서] (상) ‘재입사’ 고민해 본 적 있나요?

이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20 09:00

수정 2017.05.20 13:31

[新 청춘백서] (상) ‘재입사’ 고민해 본 적 있나요?

첫 출근 날 기억하나요? 장밋빛 미래를 설계하며 새 옷과 새 신발을 꺼내어 두고 기대 반 두려움 반에 잠을 설쳤던 첫 출근 전날. 고용시장 한파에도 ‘취업에 성공했구나!’ 하는 뿌듯한 마음과 저마다의 당찬 포부.

하지만 현실은 순탄치 않다. 입사 초기에는 업무에 적응하랴 동료들과 유대감 형성하랴 정신이 없다. 출근시간은 칼같이 지키지만 퇴근시간은 상사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제시간에 회사를 탈출하는 건 손에 꼽을 정도다. 하물며 야근은 밥 먹듯이 하고, 업무가 밀리면 주말에 일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나마 수당을 챙겨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비일비재하다.

버거워도 먹고살기 위해 직장생활을 버티다 보면 어느새 대리급이 된다.
직장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보통 3~5년 차를 말한다. 이시기가 되면 청춘들은 한 번쯤 이직을 생각하게 된다. 경력도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곳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직에 성공해도 1~2년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입사 후 연봉이나 처우가 달라진 경우, 전 직장보다 더 독한 동료들과 상사가 있는 경우, 전 직장에 대한 향수 때문 등 이유는 다양하다. 주목할 점은 전 직장 보다 더 나았기 때문에 이직을 했는데 다시 전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해 10월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760개사를 대상으로 ‘재입사한 직원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9.7%가 ‘있다’라고 답했다. 기업 10곳 중 7곳은 재입사한 직원이 있는 것이다.

재입사한 직원의 직급은 대리급(36.8%)이 1위였다. 이어 과장급(34%), 사원급(24.2%), 부장급(3%), 임원급(2.1%) 순이었다. 이들은 평균 1~2년 내 다시 재입사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입사 경로는 사내 추천 및 회사의 러브콜이 52.5%로 가장 많았으나 본인 스스로 입사지원 한 수치도 47.5%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부메랑 직원’에 대한 인사담당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해 10월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인사담당자 276명에게 부메랑 직원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인사담당자 65.9%가 부메랑 직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은 34.1%에 불과했다.

인사담당자들이 부메랑 직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지 않아서’가 51.1%(복수응답)로 절반을 차지했다. 업무 수행 능력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이어 ‘회사 문화에 익숙해서’(49.8%), ‘외부 경험이 실무에 도움 될 것으로 기대해서’, ‘실무·업무 적응이 빠를 테니까’가 각각 39%를 차지했다.

반면 부메랑 직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인사담당자들은 ‘떠났다가 돌아올 수 있는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가 57.4%(복수응답) 가장 많았다.
‘다시 나갈 수 있다는 불신’(48.9%), ‘이직에 성공하지 못했거나, 이직한 직장에서 적응하지 못했을 것’(34.0%), ‘계속 일해 온 직원들의 위화감, 정서’(33.0%) 등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인사담당자는 “기업들이 재입사 직원을 뽑는 이유는 적응이 수월하고 무엇보다 해봤던 일이기 때문에 업무를 잘한다”며 “그만큼 회사가 감수해야 할 리스크보다 장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떠난 직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좋았던 기억 때문”이라며 “재입사 특성상 쉽게 그만두는 일도 드물어 회사 안정화에 기여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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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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