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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의 눈] (하) 성인 4명 중 1명 '흡연'.. 흡연인구 1000만 명 추정

이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28 09:00

수정 2017.05.28 10:25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 A(33)씨는 길을 걷다가 간접흡연의 피해를 당한 경험이 많다. 심지어 흡연하는 사람 옆을 지나가다가 담뱃불이 손등에 찍히기도 했다. 다행히 화상은 입지 않았지만 불쾌했다.

A씨는 “흡연구역을 찾기 힘들다고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흡연자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를 위해 흡연 후 최소한 가글을 했으면 좋겠다”며 “입과 몸에 배어있는 담배 냄새 때문에 숨을 참고 대화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 B(34)씨는 점심시간만 되면 회사 건물 밖 흡연자들 때문에 괴롭다.
흡연구역이 아닌데 흡연자들이 하나둘씩 담배를 피우면서 어느새 흡연구역으로 조성됐기 때문이다.

B씨는 “원래 흡연 장소가 아닌데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흡연구역이 됐다”며 “서로 인상 찌푸리지 않게 별도의 흡연구역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우리나라 성인(만 19세 이상) 4명 중 1명은 흡연을 한다. 약 1,00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인 남성 흡연율은 1998년 66.3%에서 2015년 39.3%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성인 여성 흡연율은 1998년 6.5%에서 2015년 5.5%로 18년간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연구역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지만 비흡연자들의 불편함은 여전하다. 길을 걸어가며 담배 피우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길빵’에 당하기도 하고, 버스 정류장에서도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된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역 근처 담배 연기가 역 안으로 들어와 냄새를 맡을 때도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지하철역 입구 10m 이내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하고 있지만 역 주변 담배꽁초들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금연 정책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거리 곳곳에 흡연 공간을 따로 만들어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고 흡연권을 보장해주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담배를 끊을 수 없으니 비흡연자들을 간접흡연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일본은 원칙적으로 길거리 흡연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거리 곳곳에 흡연구역이 많이 설치돼 있다. 커피숍 등 일부 실내 공간에서는 흡연을 허용하기도 한다.
또한, 2011년부터는 음식점이나 숙박시설에 별도 흡연실을 만들면 설치비용의 4분의 1을 정부가 보조해준다. 정부 규제가 엄격한 싱가포르도 흡연에 관대했던 프랑스도 흡연구역을 별도로 마련해 주고 있다.
모든 사람이 흡연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금연구역을 확대하는 것만큼 흡연구역도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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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k7179@fnnews.com 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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