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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펀드 어때요?] 유리자산운용 '유리글로벌거래소' 일반기업 대신 상장된 해외거래소 30여곳에 투자

남건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0 18:10

수정 2017.08.20 18:10

국가마다 거래소는 한두개뿐 독과점으로 부도 거의 없어 장기.안정적 성과에 포커스
[이런 펀드 어때요?] 유리자산운용 '유리글로벌거래소' 일반기업 대신 상장된 해외거래소 30여곳에 투자

유리자산운용의 '유리글로벌거래소'는 독특하다. 한국 주식시장에는 거래소가 상장돼 있지 않지만 해외에는 미국, 유럽, 일본, 브라질, 싱가포르 등 거래소가 주식시장에 상장된 경우가 많다. 이 펀드는 상장된 거래소에 투자한다.

거래소는 일반기업과 다른 2개의 장점이 있다. 하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거래소가 1개 내지 2개밖에 없다는 점이다. 거래소는 자연스레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지닌다.
또 다른 장점은 일반기업과 비교해 부도 위험이 아주 낮다는 것이다.

박상건 유리자산운용 대안투자팀 매니저는 "거래소라는 기업은 한 나라의 자본시장과 발자취를 같이한다"며 "자본시장이 발전하면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파는 횟수가 늘어나기 마련인데 이 행위가 거래소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펀드를 통해 망하지 않는 거래소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거래소에만 집중하는 펀드는 '유리글로벌거래소'가 유일하다. 다른 운용사들이 거래소 펀드를 만들기에는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대상이 될 수 있는 거래소는 20~30개에 불과하다. 유리자산운용은 일찌감치 2007년에 이 펀드를 내놓은 덕분에 현재 위치를 선점했다.

이 펀드는 매달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한다. 이를 위해 매일 국가별 시황과 거시적 이슈를 분석한다. 박 매니저는 "아무래도 거래소는 거시 경제환경 영향을 많이 받아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는 편"이라며 "거래소 간에 수익성이 어디가 더 좋은지도 살펴본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올해 14%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미국 증시가 꾸준히 상승장을 유지하면서 수익률에 기여한 부분이 컸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지속적으로 경신하며 성과에 기여했다.

박 매니저는 올해 수익률을 1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박 매니저는 "세계적으로 시장이 다 좋았기 때문에 괜찮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거래소는 배당 수익 면에서 강한 기업들이어서 연간 3% 정도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른 펀드와 달리 내용이 굉장히 쉽다"면서 "아침에 일어나 국제뉴스만 봐도 펀드의 성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펀드는 각국 거래소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세계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슈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므로 단기 성과를 기대하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박 매니저는 "안 좋은 구간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그럴 때 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기초체력을 갖췄음에도 이벤트성 하락이 일어난다면 되레 편입 비중을 늘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 매니저는 2009년 3월부터 10년 가까이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장수 매니저인 셈이다. 그동안 일관성 있는 철학과 관점을 갖고 펀드를 운용했다.
이 펀드는 최저점을 찍은 2009년 3월 4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누적수익률 기준으로 249.92% 상승했다.

박 매니저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펀드 매니저들이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펀드 철학 같은 부분이 관리가 잘 안될 때가 있다"며 "이 펀드는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동일한 전략과 철학을 유지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신뢰해도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짧은 기간보다 오래 보고 투자한다면 분명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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