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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알아야 할 법률상식]베트남 진출 법률 리스크 관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9 10:44

수정 2017.11.29 10:44

최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국내 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은 아직 법치주의가 미흡하고 법 해석이나 적용도 통일적이지 않다 보니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는 게 현지 진출기업들의 전언이다. 베트남 시장 진출을 앞두거나 고려 중인 기업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을 알아본다.

■중국서 베트남으로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완화됐지만 중국시장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 투자를 더욱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도 신규사업을 확장하거나 베트남 기업 인수, 부동산 투자 등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의 법무법인도 밀려드는 고객 업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 베트남법인의 대표인 길영민 변호사는 "올해 초 베트남 사무소를 오픈한 후 법률자문 문의가 당초 예상을 훨씬 초과할 정도로 많다“며 ”이미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이나 현지 계열회사 설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부동산 개발, 호텔, 오피스 매입 등의 방식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이 중에는 중국에서 사업을 접거나 베트남 투자 비중을 늘리는 고객도 상당수로, 기존 사업을 정리하거나 청산하는 업무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현지 법률 리스크에 주의해야
베트남은 법 해석이나 적용에 혼선이 많고 정부 담당 부서나 공무원마다 다른 의견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어 사전에 법률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현지 변호사들은 입을 모았다. 베트남에는 법률이 서로 상충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현지 변호사들의 해석도 통일적이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최저임금 해석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은 매년 최저임금을 월단위로 정해 공표한다. 가령 월 최저임금이 40만원인 지역에서 하루 4시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에게 월급을 20만원만 주면 최저임금 규정을 위반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에 관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공무원이나 로펌들마다 의견이 다르고 심지어 하루 1시간 일하는 가사도우미도 월 단위 최저임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공무원도 있어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법원에서 권리를 회복할 수 있고 올바른 판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하지만 베트남 법원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세계 사법정의 프로젝트(World Justice Project)에 의하면 베트남 법원의 신뢰도는 100점 만점에 51점으로 전세계 113개국 중 67위를 차지할 만큼 신뢰도가 낮다. 판사의 부정부패와 법률지식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베트남에서 중요한 거래는 분쟁해결방안으로 소송이 아닌 중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길 변호사는 “베트남은 법률도 모호하지만 이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사람이 더 모호하다. 베트남 변호사들은 법 문언 자체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고 법의 취지, 선례나 유권해석 등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고객 눈높이에 맞춰 이슈를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변호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 중에는 계약상대방이 부당한 주장을 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계약 위반이나 이의제기 가능성에 대비한 조항을 계약서에 분명히 명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로펌으로부터 우리쪽에 유리한 의견을 받아 제시하면서 상대방 주장이 부당하고 소송에서 상대방이 승소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적극 설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에 사드 보복이 생긴다면
최근 현지 진출기업 사이에는 베트남에서도 사드 보복과 같은 일이 생길지에 대한 논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체로 베트남은 중국과 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베트남은 북한 관련 이슈가 없고 베트남 경제에서 한국기업의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사드 보복과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다만 베트남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토지사용권이 갑자기 취소되거나 사용기간이 연장되지 않는 경우가 문제다.
현지 전문가들은 아직 그런 사례가 적고 예외적이지만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은 있는만큼 대비책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