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한반도 지진]

"한반도 지진 활성기 진입…7.0 이상 대형지진도 올 수 있다"

한국형 지진대책을 말한다.. 전문가 5인 지상좌담회
"정확한 단층지도는 필수..지진보험 활성화도 시급"
■좌담회 참석자
김진구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
이덕기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
이희권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최근 한반도에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후 1년여 지난 2017년 또다시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여진이 이어지다가 지난 11일에는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했다. 경주 지진은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후에 한반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지진이다. 지질환경과 건축 관련 전문가 등 지진발생과 밀접한 전문가들은 한반도 지진에 대한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김진구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와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 이덕기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센터 지진화산연구과장, 이희권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등 전문가 5명에게 한반도 지진발생에 대한 전망과 대비책을 들어봤다.


국내에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지진은 추후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규모 7.0 이상의 대형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진 발생에 대한 보다 정확한 예측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건축물에는 내진설계를 진행하고 지하매설 시설은 지질구조를 파악해 설치 여부를 결정하는 등 지진 발생에 대비한 설계가 중요하다. 지진 이후 신속한 대응체계와 관련 인프라와 보험제도 등 사후대비책 역시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반도에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한 분석은.

▲김 교수=2월 11일 오전 5시3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점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본진 이후 90여차례 이어진 여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지진의 최대 진도(상대적 강도)는 5(경북)로 몸이 흔들리고 탁자 위 물건이 떨어지며 부실한 건물의 경우 일부 손상을 입는 정도의 크기다. 비록 큰 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외벽의 마감재가 떨어지고 사람들이 놀라서 대피하는 등 적지 않은 불안감을 초래했다.

▲손 교수=지난 11일 발생한 규모 4.6의 포항 지진은 지난해 규모 5.4 포항 지진의 여진 분포 내에 들어간다. 여진은 결국 큰 지진을 일으킨 그 단층 내에서 일어나는 것인데, 이번 지진이 규모가 크다고 해도 여진이다. 여진은 규모가 컸다 작아졌다 하면서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주변에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진이 새로운 단층을 건드리면 새로운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장=기상청은 2월 11일 발생한 규모 4.6의 포항 여진은 본진과는 다르게 바다 방향으로 경사진 북북동-남남서 주향의 단층에서 동쪽의 지반이 서쪽의 지반을 타고 올라가는 역단층 운동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번 여진은 기존 포항 여진 발생지역의 남서단에서 발생했으며 본진과는 단층의 주향과 경사 그리고 움직이는 방향이 다른 단층으로 확장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향후 정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또 근본적인 지진발생의 원동력에 대한 정밀한 연구도 필요하다.

▲홍 교수=지난해 포항 본진은 북동-남서 방향으로 발달한 단층이 지하 6~9㎞ 깊이의 약 16 ㎢가량의 단층면이 부서지며 발생했다. 이후 지난 11일 새벽에 규모 4.6 지진은 본진 발생 이후 발생한 여진 가운데 가장 큰 지진에 해당한다. 이 지진 이전까지 가장 큰 여진은 본진이 발생 후 2시간 만에 발생한 규모 4.3 지진이었다. 여진은 본진이 이후 경과된 시간에 따라 발생빈도와 그 규모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실제 1월로 접어들며 여진 발생이 크게 감소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3개월 만에 발생한 규모 4.6 지진은 이례적이다. 이번 여진은 본진이 깨트린 단층면의 남서쪽 끝단에서 발생했다. 이렇게 큰 여진의 발생은 본진 발생 당시 부서지지 않았던 단층면의 끝단이 확장되며 추가로 부서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단층의 연장 여부와 누적된 응력량에 따라 단층면이 더욱 확장되며 추가 여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도 한반도에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전망은.

▲이 교수=역사 지진이나 고지진 자료에 의하면 규모 7.0 정도의 강진도 한반도에서 발생한 적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반도는 판의 내부에 위치해 있지만 동서방향의 압축력을 계속 받고 있어서 강진이 언제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남동부에는 응력상태가 바뀌어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손 교수=지진이 발생하면 그 단층을 따라서 땅이 움직인다는 뜻이다. 따라서 현재 발생한 지진은 주변 다른 단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다른 단층을 자극하게 되면 또 다른 지진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동남부에 활성화 단층이 많고 역사시대 때도 지진이 많이 일어났었다. 규모 6.5 이상에서 7.5 가까이 지진도 가능하다. 또 우리나라는 지진 공백기가 길다. 17세기 이후 잠잠하다 지금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이 시기는 새로운 지진 활성기 초입에 도달했다고도 볼 수 있다. 미래 큰 규모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홍 교수=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의 예에서 보듯이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주요 지진을 유발한 단층들은 지표에 드러나지 않은 단층들이다. 이에 따라 향후 지진 발생이 예상되는 단층을 지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포항 지진과 경주 지진으로 인해 경주와 포항 사이 지역에는 응력이 크게 증가한 상황으로 이 지역을 중심으로 또 다른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약화된 한반도 지각에서는 앞으로도 위험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기록물에 남아 있는 수도권 지진 피해 기록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진 발생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은.

▲손 교수=첫째는 지반조사를 잘 해야 한다. 지반 특성을 잘 조사해서 이에 맞는 기초공법들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진설계를 잘해야 한다. 지하 매립하는 사회부대시설 설치도 신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진이 잦은 국가의 경우 가스관을 지하에 안 묻는다. 지진 발생 시 위험하기 때문이다. 주변에 위험한 시설이 무엇인지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교수=언제, 어디서, 얼마나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나 현재 과학기술로는 어디서 강진이 발생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강진은 약 70 %가 지표에 발달되어 있는 활성단층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활성단층 분포 지도가 완성되면 활성단층 주변의 시설물은 내진강화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우선 국민들에게 지진이 일어났을 때의 대피요령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 재난 문자를 최대한 빨리 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항상 확인하고, 지진의 원인인 활성단층의 활동형태 및 지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로 활성단층 지도를 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확한 지진재해도가 중요하다.

▲김 교수=안전진단 및 보수와 보강에 필요한 비용이 경우에 따라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매우 큰 경우가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지진보험이 활성화돼 대부분의 보수비용을 보험으로 충당할 수 있으므로 큰 문제가 없다. 국내에서도 정부는 2012년부터 풍수해보험법에 지진재해를 포함시켜 지진에 의한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풍수해보험은 주택 소유자 및 세입자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으로 보험료의 상당부분을 정부와 지자체가 부담하므로 가입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이 있다. 최근에 들어서야 지진에 의한 피해가 발생한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가입자가 많지 않지만 선진국과 같이 지진보험을 활성화해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험료를 지급받아 신속한 복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 과장=기상청의 지진신속정보를 근거로 상황에 따라 신속대응하는 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국가적인 관점에서는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지진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알리는 지진 조기경보 시간을 단축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국민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체계도 보완해야 한다.

―한반도 인근에서도 지진은 빈번하다. 교훈과 과제는.

▲손 교수=최근 대만 화롄에 규모 6.0 지진이 있을 때 현장에 있었는데 굉장히 진동이 컸다. 13층 숙소에 머물고 있었는데 건물이 다 흔들릴 정도였다. 당시 대만은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되고 30분 안에 군인과 경찰, 소방대원 등이 위험지역을 모두 막고 상당히 신속하게 대처했다. 또 건물들도 4~5개 정도가 기울어질 뿐 파괴는 안됐다. 그만큼 내진설계가 잘돼 있다는 의미다. 일부 기울어진 건물의 경우 기초공사가 잘 안된 상황일 거다. 수십년이 걸리더라도 장기적인 대비와 신속한 회복력이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지진에 대한 여러 점검을 통해 요인도 밝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신속하게 준비해야 한다.

▲김 교수=작년에 발생한 포항 본진으로 1200 여개의 주택이나 건물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번 손상된 건물의 경우 이번에 발생한 비교적 큰 여진으로 손상이 심화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구조적인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기둥이나 보, 콘크리트 내력벽 등 주요 구조부재에 균열이 발생한 경우 여진에 의해 건물 전체가 붕괴될 수 있으므로 정밀한 점검을 통해 안전성이 확인되기 전에는 입주를 삼가는 것이 좋다. 작년 본진이 발생한 직후 한국지진공학회 조사단의 일원으로 지진 피해지역의 건물들에 대한 현장조사를 수행했는데, 심하게 파손된 몇 개의 건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손상은 직접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부재가 아니라 공간을 구획하기 위한 비내력 조적벽이나 지붕, 외벽 등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구조재에 발생한 손상은 전체 건물의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작은 여진에도 넘어져 부상을 당할 수 있으므로 보수하는 것이 좋다. 건물의 상태 및 위험성을 판단하는 것은 구조기술사나 전문 진단업체가 수행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전문가가 제안한 방법대로 보수 및 보강공사를 수행함으로써 여진에 의한 붕괴를 방지할 수 있다.

▲홍 교수=우리나라도 경주에 이어 포항에서 지진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나 국가 지원 등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진 피해 가능성이 높은 해역단층이나 숨은 단층 등 지속적인 지진 관련 연구가 중요하다. 동시에 지진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연구성과를 공개하고 지원체계도 일원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지진 발생에 따른 위험하고 기초적인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연구해 나가야 한다. 지진에 관련된 연구 성과를 다양하게 공개해 공유할 수 있는 체계와 함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이를 일원화해 대처하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면밀하고 철저한 조사로 국민불안을 해소해야 하겠다.

▲이 과장=지진은 대한민국 어느 지역에서라도 예고 없이 발생 가능하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주요시설이나 인구 밀집지역에서의 대응 대책 및 요령을 국가와 국민이 공유하고, 유사시에 개인별, 관련당국별 유기적인 교육 및 훈련을 통해 재해대응에 대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