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혼돈의 부동산 시장]핵심산업 무너진 군산·거제·창원… 부동산 경매 쏟아진다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3 17:09

수정 2018.06.08 18:06

낙찰가율은 계속 떨어져 올해 시장에 나온 물량은 대부분 '서민형 부동산'
향후 기준금리 인상 여부, 보유세 인상안 결과 따라 우량물량 늘어난단 전망도
[혼돈의 부동산 시장]핵심산업 무너진 군산·거제·창원… 부동산 경매 쏟아진다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핵심 산업이 무너진 전북 군산, 경남 거제·창원시 등에서 부동산 경매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경매물건은 늘어나지만 실제 낙찰건수와 감정가 대비 낙찰가를 뜻하는 낙찰가율은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기에나 볼 수 있는 현상이 지방경매 시장에서부터 본격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경매시장 입찰에 부쳐지는 물건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방경매 물건 급증…수도권보다 3.5배 늘어

3일 부동산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이어져 온 경매물건 감소 기조가 막을 내리고 최근 지방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매물건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 전국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1만102건을 기록했다.
경매 진행건수가 1만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2월 진행건수가 8104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경매시장이 상당부분 활성화됐다는 분석이다.

경매 진행건수가 늘어난 주범은 지방 경기침체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4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경매물건은 3150건으로 전월 대비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지방 경매물건은 6952건으로 전월 대비 24% 늘어났다.

전북 군산시는 지난 2년간 월평균 경매 진행건수가 100건을 겨우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 4월까지 월평균 경매 진행건수는 117건이다. 경남 거제시 역시 월평균 경매 진행건수는 2016년 61건, 2017년 95.2건이었는 데 비해 올해는 113.5건을 기록하고 있다.

조선·자동차 협력업체가 몰려 있는 경남 창원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월평균 경매 진행건수는 각각 179.8건, 187.5건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238.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경매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자체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경매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매물건이 유찰되면 보통 그다음 달로 매각 기일이 잡힌다. 지난 2017년 9월 이후 월간 낙찰률은 40% 선이 붕괴되면서 유찰물건이 증가했다. 지난 3월 낙찰률은 35.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반기, 우량 경매물건도 물량 늘어날 전망

올해 경매시장에 나온 물량은 대부분 소형 아파트 등 '서민형 부동산'이다. 부동산시장 침체에 1차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금리인상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우량 경매물량이 줄줄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서울·수도권 소재 우량 경매물건은 아직 피부로 느껴질 만큼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하반기 금리가 올라가고 거시적 경제환경이 계속 안 좋을 경우 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이어 "정부에서도 전방위적으로 부동산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는 7월 부동산 보유세 인상안이 어떻게 결론 지어지는지가 결정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 역시 최근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들의 수준이 높지 않음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투자할 만한 매물이 늘어나야 하는데 다세대 주택 등 서민형 부동산 위주로만 물건이 나오고 있다"며 "인기 많은 상가건물이나 아파트의 경우 물건이 워낙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 까지는 금리가 소폭으로 올랐기에 많은 양의 물량이 나오기 어려웠다"며 "하반기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면 우량 물건이 늘어날 여지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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