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지역사회와 관광객이 모두 행복한 여행


주 52시간 근무 등 노동시간이 단축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에 따라 우리 국민들의 여행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역 제조업의 성장률이 정체되고 고용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지역경제 성장동력으로서 관광산업의 중요성은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해외여행이 큰 폭으로 늘면서 여행수요 증가효과가 국내 지역으로 퍼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관광은 지역에 새로운 인구를 유입시켜 숙박업, 음식업, 소매업 등을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도 높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지방분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지역관광발전 요구가 높아지는 분위기 속에서 관광을 통해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동시에 관광객도 만족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으로 내실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서울·제주 이외에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관광지가 뚜렷하게 없어 내·외국인 관광객의 특정지역 방문 집중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한 외래관광객의 지역별 방문 비중은 서울이 78%로 압도적으로 높으며 서울, 제주, 경기, 부산 등 1선 도시 이외의 지역 방문은 1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되면서 모바일 등을 활용한 개별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접근성이나 언어소통 등의 측면에서 지역방문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주요 도시 이외에는 그 지역 고유의 매력적인 콘텐츠 및 국제 수준의 관광인프라와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문제는 그동안 계속 제기돼왔던 고질적인 문제다.

지금까지 국가에서 관광으로 지역의 고른 발전을 위한 육성정책을 내놓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여러 부처에서 지역관광 관련 업무를 추진하고 있지만 개별적인 지원에 그치면서 지역 전반의 관광역량 강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같은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자 최근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관광전략회의가 열렸다. 회의의 화두는 단연 지역관광이었다. 이번 회의는 질적 성장과 지역 주도를 핵심 키워드로 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담았다.

다만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사전에 반드시 검토해야 할 문제가 있다. 최근 들어 활발히 논의되는 관광수용력 초과현상(오버투어리즘)이다. 사실 적정관광객을 누가,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는 무척 난해한 문제다. 자연환경, 지역주민 정서, 생활·관광인프라 등 너무나도 많은 변수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하와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의 사례가 반드시 우리에게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

단지 물리적으로 환경과 기준이 정해지더라도 지역민들이 기준 이하의 상황에서도 오버투어리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기준 이상을 넘더라도 오버투어리즘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적정 관광수용력에 대한 물리적인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보다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가 관광으로 행복해지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 우선이다. 관광사업의 주체인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가 행복을 느껴야 하고 지역관광 활성화로 인한 혜택이 지역사회에 온전히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민들의 관광에 대한 긍정적 태도 등 관광 분야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이 같은 공감대가 결국 지속가능한 관광의 토대가 되고 지역민과 관광객 간의 갈등을 줄여나가는 해결책이 될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지역관광이라는 보석 같은 구슬을 잘 꿰어 수많은 관광객이 지방 곳곳을 누비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해본다.

yccho@fnnews.com 조용철 문화스포츠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