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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1조' 서울스퀘어 매각 무산위기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9 17:13

수정 2018.10.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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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사 빼고 절차 진행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
매수-매도주체 사실상 같아 불공정거래 의혹까지 더해
법률검토결과가 향방 가를듯
하반기 오피스 최고매물인 서울스퀘어.
하반기 오피스 최고매물인 서울스퀘어.


올 하반기 최대의 오피스 거래(딜)로 꼽히는 서울스퀘어 매각이 자본시장법과 부동산법 위반 등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무산 위기에 처했다.

서울스퀘어 매각과 임대운영 등은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자산관리회사인 케이리츠앤파트너스가 세운 'KR1리츠'의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알파인베스트먼트(현 케펠캐피탈코리아)가 케이리츠앤파트너스를 배제한 채 매각을 진행하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알파인베스트먼트는 KR1의 최대 투자자인 AHI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스퀘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는 1조원을 제시한 NH투자증권과 케펠자산운용이다. 두 회사는 공동으로 인수를 위한 펀드를 조성 중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리츠앤파트너스는 "알파인베스트먼트가 불공정하게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며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케이리츠앤파트너스 고위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인 KR1리츠 특성상 보유 중인 자산(서울스퀘어)의 매각은 자산관리회사인 케이리츠앤파트너스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을 거쳐야 한다"며 "그러나 이 같은 공식 절차 없이 알파인베스트먼트가 독단적으로 매각 주간사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NH투자증권과 공동 매수인인 케펠자산운용은 사실상 매도자 측인 알파인베스트먼트의 계열사로 매도인과 매수인이 같다"며 "이는 자본시장법상에 저촉된다"고 덧붙였다.

케펠자산운용과 알파인베스트먼트의 대주주는 100% 지분을 보유한 케펠캐피탈홀딩스다. 또 이들 회사의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 서울 소재지 주소도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 절차가 부당하다'는 법률검토 결과가 나오면 이번 딜은 원점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이번 딜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매도 관련 이해관계자가 매수하는 회사에 이해관계인으로 겸직하는 경우 주요 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상 미공개 자산운용 정보의 이용금지와 이해상충 행위에 위반되는 불공정거래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모니터링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동일하고, 등재된 임원도 동일한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상 위반되는 행위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국부유출을 우려하고 있다. 케펠캐피탈코리아와 케펠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인 케펠캐피탈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싱가포르 테마섹이다.
1조원의 몸값이 고스란히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IB업계 관계자는 "주변 시세보다 서울스퀘어의 땅값이 3.3㎡당 2450만원가량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런 이유로 당초 적극적이었던 KB증권 등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성흔도 알파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이해상충 의혹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도 감지하고 있고, 법률자문을 받고 있다"며 "케펠자산운용을 지난 8월 설립하면서 알파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연말까지 청산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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