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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 앞당기나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8 09:58

수정 2019.03.28 09:58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면적(5×5) 모듈.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면적(5×5) 모듈. 사진=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제조가 쉽고 제조원가가 5배 저렴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용화에 전환점이 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신개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기술 'DHA(이중층 할로겐화물)'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한국화학연구원 서장원 박사는 "전도성 상용 고분자를 활용해 고효율과 고안정성을 확보한 신개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기술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다양한 전도성 고분자의 활용도가 높아졌다"며 "이에 따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자의 성능 향상도 기대되며 앞으로 최적화된 공정을 통해 고효율 대면적 모듈 개발도 가능하기에 상용화에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본부 서장원 박사팀은 지난 2017년 10월 NREL(미국신재생에너지연구소) 차트에 당시 최고 효율로 기록된 22.7%의 인증 효율을 등재했다.

이번 연구는 태양전지 상용화에 필수조건인 대면적화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0.1㎠ 크기(단위소자)에서 확인한 기술을 25㎠ 크기(대면적 모듈)에 동일하게 적용한 결과 25㎠ 대면적 모듈 기준으로 세계적 수준의 고효율인 16%를 기록했다.


새 박막 기술을 적용해 페로브스카이트에서 빛을 받아 발생한 정공(+)을 전극으로 이동시키는 정공수송층으로 사용하는 '전도성 상용 고분자'의 활용을 극대화했다.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을 흡수하는 3차원 결정 구조를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할로겐화물 박막 표면에 신규 할로겐화물 박막을 형성시켜 DHA라는 새로운 구조의 박막기술을 개발했다. 빛에 의해 활성화되는 광활성층인 페로브스카이트 박막표면과 P3HT(고분자 정공수송물질) 사이에 HTAB(헥실 트리메틸 암모니움 브로마이드)분자를 도입해 DHA를 만든 것이다.

구체적으로 P3HT와 페로브스카이트를 강하게 결합시키기 위해 P3HT의 알킬체인과 같은 크기의 알킬체인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 박막계면에 HTAB을 도포해 반더발스인력을 유도했다. HTAB의 알킬체인과 P3HT의 알킬체인을 지퍼처럼 맞물리게 한 것이다.

그 결과 형성된 신규 할로겐화물 박막에 의해 페로브스카이트 계면의 물리적·전기적 특성이 향상되고 P3HT의 자기조립(Self-assembly)을 바탕으로 정공수송효과가 극적으로 높아졌다.

또 기존 정공수송소재는 정공수송능력 향상을 위해 친수성 첨가제가 필수적으로 쓰였는데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안정성에 치명적 문제를 일으켰다. 페로브스카이트가 수분에 취약한 탓에 태양전지의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선 첨가제 없이 자기조립이 유도된 P3HT 고분자의 특성을 활용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에 필요한 장기안정성과 대면적화 모듈 적용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대습도 85%에서 1000시간 이상 보관했을 때 초기효율 대비 80%의 성능을 유지했다. 지금까지 수분에 취약한 페로브스카이트의 특성은 상용화의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DHA 기술이 적용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선 높은 수분 안정성을 보였다.

또 실제 태양전지가 쓰이는 조건에서 1300시간 이상 구동했을 때 초기효율 대비 95%이상의 성능을 유지해 장기 구동 안정성도 확보했다.
이처럼 높은 수분 안정성과 장기 구동 안정성은 실제 태양전지가 구동되는 외부환경에서도 장시간 고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에 28일자(현지 기준)로 게재됐다.


한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에도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소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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