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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IBM 블록체인 해외송금 네트워크 참여안했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6 15:50

수정 2019.04.16 18:06

한국IBM이 3월에 발표한 ‘부산銀, IBM 월드와이어 가입’ 정면 반박
“규제 불확실성이 낳은 촌극…결국 해외송금 서비스 이용자만 손해”
부산은행이 IBM의 글로벌 블록체인 금융결제 네트워크인 ‘IBM 블록체인 월드와이어’에 참여했다는 IBM의 발표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부산은행 측은 "IBM 블록체인 월드와이어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단계일 뿐 공식적으로 월드와이어에 합류를 결정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IBM은 지난 3월 중순 국내 최초로 부산은행이 IBM 블록체인 월드와이어에 가입을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IBM은 지난 3월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금융결제 네트워크를 72개국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한국기업으로 부산은행이 참여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부산은행 “IBM 블록체인 해외송금 네트워크 참여안했다”


■부산銀 “IBM 블록체인 월드와이어에 가입한 적 없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BM 블록체인 월드와이어’는 전 세계 47개 법정통화를 지원하며, 외환거래와 국가 간 결제 및 송금 가능지역을 72개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홍콩, 호주 등 선진국 기반 핀테크 업계가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시장 선점 전략의 일환으로 ‘IBM 블록체인 월드와이어’를 지속적으로 확장한다는게 한국IBM의 설명이다.


한국IBM은 당시 국내 시중은행 두 곳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이 중 공개할 수 있는 대상이 부산은행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국IBM의 발표내용은 "IBM 월드와이어 네트워크는 스텔라루멘(XLM)과 미국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통화)을 이용해 국가 간 결제 및 송금을 지원한다. 부산은행을 비롯해 브라데스코은행, 리잘상업은행 등 6개 국제은행이 월드와이어 상에 각자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의향서(LOI)에 서명했고, 규제 당국의 승인과 검토를 남겨둔 상태"라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월드와이어에는 원화와 유로, 인도네시아 루피, 필리핀 페소, 브라질 헤알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추가했다.

하지만 부산은행 디지털금융부 관계자는 “IBM 블록체인 월드와이어 네트워크 가입을 검토해보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검토의향서(Letter of Intent·LOI)에 서명했을 뿐 이후 양해각서(MOU)나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며 “현재 IBM 월드와이어 운영 방안 등은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 상태고, 각국 규제 체계 등 프로세스도 정립돼야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자회사인 코인원트랜스퍼가 만든 해외송금 서비스 '크로스'가 중국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자회사인 코인원트랜스퍼가 만든 해외송금 서비스 '크로스'가 중국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은행·우리은행도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지연
금융권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해외송금 도입 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경우는 이전에도 있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 핀테크 업체 스트리미와 비트코인을 활용한 한국-중국 간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하려다 보류한 상태이며, 이후 스트리미는 초기 사업모델인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대신 암호화페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분야 글로벌 대표주자인 리플과 제휴를 맺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도 관련 서비스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로부터 해외송금업 라이선스를 받은 핀테크 업체 모인(MOIN) 역시 스텔라를 기반으로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에 주력하며,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지만 심의 대상에서 빠진 상태다. 4월 1일부터 시행된 ‘금융 규제 샌드박스’와 통합된 기준의 심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블록체인 및 금융업계에서는 부산은행과 IBM간 공방에 대해 ‘규제 불확실성이 낳은 촌극’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부산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빠르고 안전하게 저렴한 수수료’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국제결제시스템망(SWIFT) 대신 ‘리플’과 ‘스텔라’ 등 해외송금에 특화된 블록체인 기술을 홯용하겠다는 의사를 비치고 있다.
그러나 관련 법·제도 미비와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규제’ 때문에, 대표적 규제산업인 은행업에서 시중은행들이 당장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하기는 부담스럽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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