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에게 한 뽀뽀가 친근감의 표시? 軍 검찰 판단은…
10개월간 신체 중요부위 접촉 등 피해자는 지속적 강제추행 주장
검찰 송치 3개월 지났지만 수사는 아직 시작조차 안해
수도권의 한 예비군 부대에서 동성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군 헌병대가 지난 5월 기소의견으로 군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비군 부대 동대장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 2월까지 같은 지역대에서 근무하는 선배 A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회식자리에서 사람들이 보지 않는 순간에 A씨가 수차례 입맞춤을 하고 신체 중요부위를 만지기도 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지난 4월 헌병대에 제출했다. 그러나 A씨는 "신체 중요부위를 만진 적은 없으며, 뽀뽀를 한 것은 친근감의 표시"라고 주장하고 있어 군 검찰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제추행"vs."친근감 표시"
25일 국방부 및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2차로 갔던 노래방에서 다른 일행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틈을 타 B씨의 얼굴에 볼을 맞대로 고개를 돌리면서 입맞춤을 한 혐의다. 이후에도 같은 해 6월과 8월에도 노래방에서 입을 맞추는 등 B씨에게 강제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후 올해 1월 회식 2차로 갔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틈에 A씨가 앞쪽으로 와서 본인의 신체 중요부위를 만졌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날 마이크를 본인의 신체 중요부위에 가져가 남성 성기를 흉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성적 수치심을 느끼던 B씨는 지난 4월 헌병대에 강제추행으로 A씨를 고소했다. 헌병대는 A씨의 입맞춤에 대해서만 지난 5월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나머지 강제추행에 대해서는 '증인과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A씨는 "입맞춤을 한 것은 맞으나 친근감의 표시였을 뿐"이라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 측은 "강제추행을 당할 당시엔 (A씨에게)찍힐까봐, 눈 밖에 날까 두려워 차마 거부를 할 수 없었다"며 "한 번은 참아보고, 두 번째는 자리를 슬며시 옮기는 등 상황을 피해보려 했지만 받은 정신적 충격 때문에 강박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건이 군 검찰로 송치된지 3개월이 지났지만 검찰은 B씨에 대한 조사도 시작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성범죄의 경우 상급기관인 육군본부 고등검찰부의 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상당 시간일 소요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성추행 피해' 남자답지 못해?
동성간 성추행 사건은 이성간의 성범죄에 비해 증인이나 증거가 적을뿐 아니라 덜 알려지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직장이나 군대 등 일상 공간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군인권센터가 발표한 '2018 군인권센터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성 상담 건수는 38건으로 2017년 16건보다 2.3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군대 내 동성간 성추행 건수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신고나 문제제기를 할 경우 '남자답지 못하다' '장난 혹은 친근함의 표시인데 뭐 그런 일로 그러냐'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 장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성범죄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이런 일을 당했는데 괴롭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도 정황증거로 인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하지만 동성간 성추행에서는 '남자가 무슨 피해를 당하냐'는 등의 인격적인 평가를 받을 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말을 못할 가능성이 높고, 신고도 늦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가해자 입장에서는 악의적 의도가 아닐수 있지만 성범죄는 피해자가 가지는 불쾌감과 수치심에서 기본으로 출발한다"며 "남성이라고 하더라도 불쾌감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검찰의 지혜로운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