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한국당, '속옷만 입은 文대통령' 비판에 "표현의 자유에 재갈" 반발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8 18:26

수정 2019.10.28 20:45

자유한국당이 28일 공개한 애니메이션 '오른소리가족'에 문재인 대통령으로 추측되는 임금님 캐릭터가 상의를 탈의한 채 속옷만 입고 등장하고 있다. 뉴스1
자유한국당이 28일 공개한 애니메이션 '오른소리가족'에 문재인 대통령으로 추측되는 임금님 캐릭터가 상의를 탈의한 채 속옷만 입고 등장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자유한국당은 28일 당이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에 대해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선의 쓴소리마저 여당과 청와대가 나서서 '천인공노'라는 비난을 가하며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 드는가"라고 반발했다.

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오른소리가족 동영상은, 더불어민주당처럼 욕설도, 모욕적 표현도 아닌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내용의 동영상일 뿐"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아무래도 '부처님의 눈과 돼지의 눈'이라는 무학대사의 고사가 생각나게 하는 언행들"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전래동화는 권력 앞에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모습, 민심을 외면한 채 듣기 좋은 말만 듣는 위정자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교훈을 담고 있다"면서 "부디 비판보다 자성을 앞세워, 전래동화를 토대로 한 '벌거벗은 임금님' 동영상의 내용과 진의를 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진심, 국민의 진심에는 눈을 닫고 보고 싶은 것만 향하는 '돼지의 눈'을 버리길 바란다"고도 했다.

앞서 한국당이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오른소리가족' 애니메이션을 보면 문 대통령을 속옷만 입은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수갑을 차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해 논란이 확산됐다. 오른소리가족은 할아버지·할머니·어머니·아버지·아들·딸 등의 3대 가족으로 구성된 당 공식 캐릭터다.

안데르센 동화와 동명인 '벌거벗은 임금님' 편에는 문 대통령으로 추측되는 캐릭터가 간신들이 가져온 '안보 자켓', '경제 바지', '인사 넥타이' 등의 옷을 입은 줄 착각, 상의를 탈의한 채 속옷만 입고 즉위식에 나타난다.

문 대통령 캐릭터는 조 전 장관이 경찰차 앞에 수갑을 차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는 "안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를 차니 더 멋있구나"라고 발언한다.

그러자 백성들은 "어머 임금님이 벌거벗으셨어", "즉위하자마자 안보, 경제, 외교, 인사 다 망치더니 결국 스스로 옷을 벗었구만", "신나게 나라 망치더니 드디어 미쳐버렸군", "나라가 아무리 어려워도 옷도 입을 줄 모르는 멍청이를 임금으로 둘 수 없지",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는 재앙! 문.재.앙! 이란다" 등의 원색적 조롱을 쏟아낸다.

이에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상대를 깎아내림으로 인해서 자신을 드높이려고 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도 "그런 천인공노할 내용을 소재로 만화 동영상을 만들어 과연 누구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맹비난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