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K-전기차 질주…글로벌 車산업 지각변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17 17:27

수정 2020.08.17 17:27

전세계 판매 3년새 3배 성장
내연기관 섞인 반쪽 전기차 대신
전용 플랫폼으로 만든 모델 출시
국내 전기승용차도 10만대 돌파
배터리 기술 가진 韓美 선두경쟁
K-전기차 질주…글로벌 車산업 지각변동
내년에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이 300만~400만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기차 대중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한판 승부가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내연기관차 생산 플랫폼에 배터리를 얹는 형태의 '반쪽 전기차'가 시장을 이끌어 왔다면 앞으론 전용 플랫폼을 갖춘 '전용 전기차'들이 출시되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리게 된다. 특히 전기차 기술력과 배터리 능력을 갖춘 한국과 미국이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2016년 77만대에서 2017년 122만대, 2018년 201만대, 2019년 220만대로 불과 3년 만에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기차 기술의 발달과 전용 배터리 등장, 충전인프라 구축, 신규시장 개척 등이 맞물리며 시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대의 감소세를 보인 전체 자동차 시장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8839만대 중 전기차 점유율은 2.4% 수준이지만 성장속도는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6년 1만855대에서 올해 7월 11만4318대로 4년 반 만에 10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이 중 전기승용차는 7월에만 1만6520대가 등록돼 사상 처음으로 10만대 시대를 열었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망이 엇갈리지만 내년부터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전용 전기차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대림대 교수)은 "그동안 출시됐던 전기차들은 내연기관과 섞여 나오다 보니 쓸데없는 부품도 많고 가격도 비쌌다"면서 "전용 플랫폼에서 전기차가 생산되기 시작되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게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돌리려면 20만~30만대 규모의 시장이 돼야 하는데 이제는 충분히 그 수준이 됐다"고 강조했다.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배터리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고, 형태가 단순해 차체 크기와 무게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모델 개발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현재 테슬라를 비롯해 폭스바겐, GM, 아우디·포르쉐(공동개발) 등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전용 플랫폼으로 승부를 볼 정도로 성장했다.

'태풍의 눈'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내년 전용 플랫폼(E-GMP)에서 생산되는 크로스오버차량(CUV) '아이오닉 5'를 출시한다. 그동안 현대차가 보여준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에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전기차 배터리가 만나 테슬라 이상의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김 회장은 "내년에는 전기차 시장이 완전히 달라져 300만~400만대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한국과 미국이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