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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리더' 자칭한 IBM, 핵심인력 줄줄이 방출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3 17:11

수정 2021.02.03 17:11

투자대비수익률(ROI) 부진…대규모 블록체인 담당인력 조정
2년 연속 블록체인 기대 매출 달성 실패…100여개 일자리 축소
한국IBM "현재 전체 규모 줄이는 상황, 꼭 블록체인에 한정 못해"
[파이낸셜뉴스] IBM이 블록체인 팀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진행해오던 블록체인 사업들은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게 IBM의 입장이지만, 핵심 블록체인 인력들은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다.

IBM한국 관계자는 "IBM이 현재 전체적으로 규모를 줄이고 있어, 인력감축 대상이 블록체인 사업부에 한정돼 있다고 말할 순 없다"며 "다만, 기업 입장에선 투자한 만큼의 수익률(ROI, Return On Investment)을 따져야 하고 그만큼의 퍼포먼스가 없었다면 정리는 당연한 수순"이라 애둘러 말했다.

IBM이 자사 블록체인 사업부서 인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스1
IBM이 자사 블록체인 사업부서 인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스1

코인데스크는 IBM이 지난해 블록체인 연매출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서 내부 인력조정을 단행했다며, IBM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IBM은 블록체인 사업부를 무작위로 줄이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하고 있다"며 "IBM의 블록체인 직원들이 대부분 회사를 떠났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는 IBM이 블록체인 사업부의 대규모 인력조정을 단행한 요인으로 이상과 현실 간의 괴리를 꼽았다. IBM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지만, 이와 달리 지난 2년간 실제 IBM 블록체인 사업부의 매출은 목표에 크게 못 미쳤다는 것이다.

기업용 블록체인을 연구해온 전직 IBM 직원은 "개인 실적과 무관하게 사업 성과에 따라 인력을 정리하는 리소스액션(Resource Action)이 IBM에서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IBM에서도 임원급의 블록체인 전문인력 이탈 등 사업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IBM의 홀리 하스웰 홍보담당자는 "IBM의 블록체인 사업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일부 리더와 사업부를 재편성했고, 이는 매년 해오던 일"이라고 블록체인 사업 축소를 공식 부인했다고도 덧붙였다.

IBM은 지난 2016년 기업용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출시했다. 해당 솔루션을 바탕으로 IBM은 선적 관련 문서를 디지털화해 프로세스를 간결하게 하는 'IBM 트레이드 렌즈', 식품 유통과정을 블록체인 위에 투명하게 기록해 추적을 용이하게 하는 'IBM 푸드트러스트', 중개은행을 없앰으로써 외국환 송금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를 낮추는 'IBM 블록체인 월드와이어' 등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전개해왔다.

IBM은 무역, 유통, 금융 등에서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사진=IBM 홈페이지
IBM은 무역, 유통, 금융 등에서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사진=IBM 홈페이지

하지만 지난 한해동안 IBM에선 100개가 넘는 블록체인 관련 일자리가 줄었고 이는 코로나19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기업 및 기관의 관심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주목받았지만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으로 산업 전반에 당장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영역은 축소됐고, 이는 대기업 내부 혁신부서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IBM의 연간 실적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매출은 직전년도 대비 6% 감소했다.
IBM은 지난 2017년 재무재표에서 '비즈니스 블록체인 리더'라고 자칭했으나, 최근 보고서에선 블록체인 기술 관련 언급이 모두 빠져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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